내년 본예산 심사 코앞인데…청주시의회 예결위 재구성 무산

민주당 의원들 추천서 제출 ‘보이콧’

청주시의회 본회의장.

(청주=뉴스1) 박재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전부 사퇴한 청주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재구성이 무산됐다.

시의회는 30일 열린 정례회(83회) 2차 본회의에서 정회 후 상임위원회별로 예결위 위원을 추천받아 보임할 예정이었으나 성사되지 못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위원 추천을 보이콧하면서 추천서가 김병국 의장에게 전달되지 못했다. 김 의장은 예결위에서 사임한 민주당 의원들의 참여도 유도했으나 일부 강경파 의원들이 이를 막아선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의원들은 전날 열린 의원 총회에서 예결위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의하기도 했다.

예결위 정원은 총 13명으로 이 중 민주당 의원 6명이 지난 8월 일괄 사임했다. '옛 청원군 출신 의원으로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선임한다'는 행정구역 통합 전 맺은 '청원청주상생발전합의안'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예결위원장은 의회 전반기는 국민의힘, 후반기는 민주당 의원들이 맡기로 합의해 다수당인 국민의힘에서는 자당의 몫인 전반기 예결위원장을 옛 청원군 출신으로 보기 어려운 청주 나 선거구(중앙동, 성안동, 금천동, 용담·명암·산성동) 박봉규 의원으로 선임했다.

시의회 박완희 민주당 원내 대표는 "상생합의안 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예결위에 참여할 수 없다"라며 "물리적으로 합의안 이행이 어려우면 김병국 의장은 이에 대해 양해를 구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측에서도 할 말은 있다. 통합 후 지역구가 도농복합도시로 병합해 의원들을 옛 청원군 출신으로 가르기가 애매모호한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여기에 옛 청원군 시절부터 군의원을 했거나 지역구가 여기에 속한 의원 상당수가 상임위원장이나 원내 대표 등으로 활동해 예결위원장을 맡을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옛 청원군 출신은 있지만 예결위원장을 맡을 여력은 없다"라며 "합의안을 이행하려면 위원장을 공석으로 둘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몫을 빼앗은 것도 아니다. 불가항력적인 부분을 알면서도 합의안 이행을 요구하며 예결위 구성에 발목을 잡는 것은 의원의 의무를 방기하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시의회 예결위는 당장 오는 7일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사해야 하고, 18~20일은 내년도 본예산을 다뤄야 한다. 예결위 구성이 파행으로 치달으면 현재 국민의힘 위원들만 가지고 예산안 심사를 할 가능성도 있다.

김병국 의장은 "예결위에 참여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이를 거부한다면 현재 체제로 가동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ppjjww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