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 궁금해 세입자 집 침입한 건물관리인 벌금형→징역형 집유

(청주=뉴스1) 박건영 기자 = 사생활이 궁금하다며 세입자 집에 몰래 들어간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로 가중처벌됐다.

청주지법 형사항소1부(김성식 부장판사)는 주거침입, 절도 등 혐의로 기소된 A씨(36)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5월24일 새벽부터 일주일여 간 3차례에 걸쳐 충북 청주의 한 빌라에 거주하는 남성 B씨 집 현관 비밀번호를 누르고 몰래 들어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빌라 소유주 아들인 A씨는 건물 관리 명목으로 알게 된 현관 비밀번호를 기억해 뒀다가 범행에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B씨 집 안 쓰레기통에 버려진 여자친구의 스타킹 냄새를 맡고 훔치거나, 자신의 범행이 찍힌 홈캠을 떼어내 가지고 나왔다.

그는 경찰에서 "B씨의 사생활이 궁금해 탐정놀이 한다는 마음으로 집에 들어갔다"고 진술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주거침입 당시 절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검사는 절도 고의가 인정되고, 형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검사가 제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의 고의를 인정하기는 어렵다"면서 "다만 피해자가 느꼈을 정신적 충격이나 불안감의 정도 등에 비해 원심의 형량이 다소 가볍다"고 했다.

pupuman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