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호표 공약사업 '빨간불'…세종시의회 민주당, 예산삭감 경고

정원도시박람회‧시내버스 요금 무료화 재고 촉구
10월 800억대 감액 추경 예정…"세수부족 위기상황"

21일 오후 세종시의회 1층 대회의실에서 김효숙 더불어민주당 시의회 원내대표(가운데)와 안신일·김재형 의원이 세종시의 감액추경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스1

(세종=뉴스1) 장동열 기자 = 세종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최민호 시장의 주요 공약사업을 과감히 정리하라며 관련 예산 삭감을 촉구하고 나섰다.

김효숙 시의회 민주당 원내대표는 21일 시의회 1층 대회의실에서 원내대표단 기자회견을 열어 "필요하지도 급하지도 않은 (최 시장의) 공약사업에 수천억원을 쓰는 건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규모 예산투입이 불가피한 시장의 공약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향후 세종시민의 삶과 전혀 무관한 사업은 편성하지 마라"고 거듭 날을 세웠다.

대표적인 사례로 시내버스 무료화와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사업을 꼽았다. 시내버스 요금 무료화는 최 시장이 지난 4월 2025년부터 전면 무료화를 하겠다고 직접 발표한 사업이다.

시는 내년 하반기 출·퇴근 시간 무료화를 시범 시행한 뒤 2025년부터 전체 시민을 대상으로 시외·고속버스, 셔클(수요응답형 버스)을 제외한 전 버스 노선의 요금을 무료화할 계획이다. 모든 연령대 시내버스 요금 무료화는 세종시가 처음이다.

민주당은 "당장 내년 9월부터 3개월동안 사업 추진에 드는 예산만 47억8000만원, 2025년부터는 매년 추가로 253억원을 지출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인건비, 유류비 인상, 증차로 인한 버스운영비는 올해 660억원에서 내년 800억원 늘어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4월 2025년 시내버스 요금 무료화 구상을 밝히고 있는 최민호 세종시장. ⓒ 뉴스1 장동열 기자

최 시장이 공을 들이는 2025 세종국제정원도시박람회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김 원내대표는 "굳이 일회성 행사에 450억원을 들여야 하냐"고 반문한 뒤 "최 시장은 '장미 없는 장미축제', '복숭아 없는 복숭아축제' 등 작은 축제도 제대로 치르기 어렵다는 사실을 증명했다"고 비꼬았다.

그는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를 예로 들며 "짧은 기간에 '국제' 행사만 두 개를 치러야 한다. 투입돼야 할 시 예산만 운영비와 토지 매입비 2165억원, 매년 평균 4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세종시가 추진하는 800억원대 감액 추경 움직임과 관련이 있다. 시는 오는 10월 시의회 임시회에 애초 예산에서 869억원을 감액하는 내용의 2회 추경 예산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이는 올해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세수 감소가 심각하게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시에 따르면 올해 7월 말까지 지방세 징수액은 4324억원으로, 올해 전체 징수 목표액(8720억원)의 49.6%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징수액(5132억원)과 비교하면 808억원(15.7%) 감소했다.

시는 올 연말까지 현 기조가 유지되면 726억~936억원의 예산결손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지금은 위기상황이다. 세수부족을 한 해, 두 해 넘기면 될 가벼운 사안으로 여기면 안 된다"며 "시민 모두가 감내해야 하는 고통이고, 세종시장 역시 예외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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