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로뎀청소년학교 직원식대비 횡령 의혹…제천시 조사 착수

포상 위해 구입한 상품권·후원금도 나눠주지 않아
시, 일부 비리 포착 조사 후 고발 등 강력조치 예고

횡령의혹을 받고 있는 제천 로뎀청소년학교.

(제천=뉴스1) 조영석 기자 = 청소년 보호시설인 충북 제천의 로뎀청소년학교가 직원들의 식비를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가 하면 직원 포상 목적으로 구입한 상품권을 횡령한 의혹이 제기돼 시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19일 제천시에 따르면 로뎀청소년학교가 직원들의 식대비를 가로채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고 그 식대비를 수용청소년의 식대비에서 부담토록 했다는 민원이 접수돼 조사를 벌이고 있다.

로뎀청소년학교는 27명의 직원들로부터 한달에 6만원씩 월급에서 공제해 식대비로 사용하고 있으나 학교측이 직원들로부터 갹출한 금액을 식대로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횡령사실은 로뎀학교에 근무하는 한 직원이 학교측에 직원 식대비 부당사용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했으나 계속해서 묵살당하면서 밖으로 불거졌다.

결국 27명의 직원은 국비로 지원되는 한 끼에 2400원하는 학생들의 식대비에서 자신들의 식사를 해결,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식사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로뎀학교에 근무했던 한 직원은 "시설장이 외출 시 학생들의 식비인 생계비를 다른 용도로 지출하는 사례가 많아 학생 생계비는 손대지 말라고 요구했다가 큰 다툼이 벌어 졌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매년 직원 포상을 목적으로 150만~400만원 정도의 농협 상품권을 구매했으면서도 실제로는 직원들에게 지급하지 않고 서류상으로만 지급한 것처럼 꾸며온 사실도 드러났다.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장부상 2400만원의 상품권을 구매한 내역은 있으나 실제로 직원들에게 포상으로 나간 상품권은 실제와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직원은 "근무하는 동안 한 번도 포상 목적의 상품권을 받은 적이 없는데도 장부에는 마치 상품권을 받은 것처럼 되어 있었다"며 "심지어 일부 직원들에게는 상품권을 현금으로 교환하자고 제안해 교부하지 않은 상당량의 상품권을 가지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이 발표회를 마치고 모 단체에서 기부한 격려금도 회계 장부에 입금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천시 관계자는 "로뎀학교를 조사한 결과 직원 식비를 다른 곳에 사용하고, 학생들의 생계비에서 직원 식비가 지출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상품권 역시 일부 직원은 받았다고 했으나 다수의 직원은 상품권을 받지 못했다고 진술하고 있어 좀 더 조사가 필요하다"며 "비리가 적발되면 곧바로 고발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로뎀학교 측은 "지적된 문제는 전 시설장이 있을 때 자행된 일이며 학생 생계비나 상품권 미교부, 후원금 횡령사실 등은 없다"라며 구체적인 설명과 답변은 피했다.

로뎀청소년학교는 소년 보호처분을 받은 아동·청소년을 보호하는 시설로 현재 원생 30명이 생활하고 있으며 시설장을 포함 27명의 종사자가 근무하고 있다.

연간 로뎀청소년학교에 지원되는 총 15억3298만원의 예산 가운데 도비 1억4000만원을 제외하면 총 예산의 대부분인 13억9200만원의 예산은 순수 제천시비에서 지출되고 있다. 별도의 후원금은 이 예산에 포함되지 않았다.

choys229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