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의 포식자' 민물가마우지…충북 남부 3군 곳곳 목격 한걱정

옥천·영동 금강상류, 보은 주요 저수지 등 텃새화
개체 수 증가…물고기 씨말리며 생태계 교란 우려

먹이 활동하는 가마우지 모습. /뉴스1 ⓒ News1

(보은·옥천·영동=뉴스1) 장인수 기자 = '물속의 포식자'로 지칭되는 민물가마우지 개체 수가 급격히 늘면서 충북 남부 3군(보은·옥천·영동) 금강상류와 주요 저수지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22일 이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최근 금강상류와 주요 저수지 등에서 민물가마우지가 번식하면서 개체 수가 늘고 있다.

대청호와 합수 지점인 옥천군 옥천읍 지오리 일대 서화천에는 최근 가마우지 개체 수가 부쩍 늘고 있는 양상이다.

충북 보은군 소재 삼가저수지에서 목격된 가마우지. (독자 제공) /뉴스1

보은군 속리산면 소재 삼가저수지와 영동군 양산·심천면 일대 금강상류에도 가마우지가 먹이 활동하는 모습이 종종 목격되고 있다.

보은읍에 거주하는 주민 A씨(70)는 "보은지역 주요 저수지와 하천에 가마우지가 민물고기를 전멸 시키고 있는 실정"이라며 "당국이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해 조속히 퇴치 해야 토종 민물고기가 살아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주민 B씨(62·영동군 양산면)는 "지난해부터 금강 상류 곳곳에 가마우지가 목격되고 있다"며 "수중생태계를 교란하는 가마우지 퇴치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고 주장했다.

현재 충북 남부 3군 자치단체에 가마우지 피해로 민원이 접수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다른 자치단체 사례를 미뤄 보면 가마우지 개체 수가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예측한다. 일각에서 가마우지 피해 예방을 위한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충북 단양과 충남 아산시, 전북 김제시, 경기 양평군 등 전국 곳곳에서 가마우지 개체 수 증가로 악취와 산림 파괴, 어획량 감소 등에 따른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2017년 초겨울부터 나타난 민물가마우지로 내수면 어획량이 감소하자 충북 단양군의회는 환경 당국에 유해조수로 지정해 달라고 건의했다.

처음에는 몇 마리씩 보이던 민물가마우지가 수백 마리로 늘어나 어종을 가리지 않고 수중생태계를 파괴해 지역의 골칫거리가 된 것이다.

지난해에는 대전 대청호 무인섬이 민물가마우지 배설물로 훼손되자 환경단체가 번식지 관리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환경부는 민원이 잇따르자 이를 해결을 위해 전국 민물가마우지 개체 수를 파악하고 있다. 조사 결과를 토대로 민물가마우지를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하는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민물가마우지'는 몸 색깔은 검은색이고 날개는 흑갈색이다. 부리는 노랗고 뺨은 하얗다. 몸길이는 77~100㎝, 몸무게는 2.6~3.7㎏이다.

원래는 연해주와 사할린 등지에서 번식하고 한국과 일본 등지로 내려오던 겨울 철새였다. 한국 겨울 평균기온이 높아지고, 천적 감소로 철새가 아니라 텃새가 됐다. 산란기는 5~7월이다.

한 배에 알을 3~5개 낳고 28~31일 품는다. 먹이는 주로 물고기들이다. 수심 2~5m에 머무르는 21~51초 사이에 물고기를 낚아챈다. 다 큰 새는 하루에 700~750g, 어린 새는 500~700g을 섭취한다.

먹성이 좋다 보니 내수면 어민의 어획량을 감소케 한 주범으로 골칫거리가 됐다.

jis49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