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한 날씨에 올해 충북 산불 벌써 20건…축구장 26개 면적 불 타

건조주의보 지속·강한 바람 동반…피해 면적도 커
원인 대부분 '부주의', "쓰레기소각 등 하지 말아야"

지난 22일 오전 1시10분쯤 충북 제천시 박달재 자연휴양림 인근 야산에서 불이 났다. /뉴스1

(청주=뉴스1) 박건영 기자 = 올해 건조한 날씨가 오래 이어지면서 충북 곳곳에서 발생한 산불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24일 충북도에 따르면 올해 이날까지 도내에서 발생한 산불은 총 20건이다.

이 불로 산림과 임야 등 18.79㏊가 소실됐다. 축구장 약 26개 크기에 달하는 면적이 불에 탄 셈이다.

지역별로는 청주·제천 5건, 보은·단양·옥천 2건, 충주·영동·진천·괴산 1건씩의 산불이 발생했다.

충북에서 한 해 동안 발생한 10년치 산불 평균(2013~2022년)이 23.4건인데, 벌써 85%에 달하는 불이 났다.

지난 22일 오전 1시10분쯤 제천시 백운면 박달재 자연휴양림 인근 야산에서 불이 나 3시간여 만에 꺼졌다.

불이 새벽시간에 시작된 탓에 산불진화대원 등 140여명은 헬기 도움 없이 산을 오르내리며 불을 진화하는데 애를 먹어야 했다.

같은날 오전 11시53분에도 단양군 적성면 성곡리 월악산국립공원의 가은산에서 불이 잇따라 발생했다.

산림당국은 헬기 5대와 장비 9대, 인력 85명을 투입해 2시간여 만에 불을 껐으나 산림 1㏊가 소실됐다.

최근 하루에도 수차례 산불이 발생하는 등 상황이 좋지 않아 산림·소방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올해 산불이 급증한 것은 건조한 날씨의 영향을 받은 탓이다.

이번 봄 유난히 건조한 날씨가 오래 이어지는 데다가 강한 바람까지 동반해 작은 불씨가 큰 불로 이어지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졌다.

지난 23일 낮 12시43분쯤 충북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 추정리 한 야산에서 불이 나 산림당국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산림청 제공) /2023.3.23./뉴스1

충북에는 지난 16일부터 이날 오전 2시까지 일주일 간 건조주의보가 지속됐다.

이런 이유로 피해 규모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도내 24건의 산불로 15.55㏊가 불에 탔는데, 올해는 그보다 적은 20건의 화재로 산림 18.79㏊가 소실됐다.

산림당국은 '부주의로 인한 화재'가 산불 원인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입산자나 나들이객들의 화재를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충북도 관계자는 "봄철에는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 등으로 작은 불씨도 대형산불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면서 "산림연접지역에서 농업부산물·생활쓰레기 등 소각을 금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최근 내린 비로 전날 오전 2시 충북 전역에 건조주의보가 해제되며 건조한 대기가 일시적으로 해소됐다"며 "다만 현재 청주에는 다시 건조주의보가 내려졌고, 비가 그치면서 충북 전역이 다시 건조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pupuman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