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원대 환경보존 '두얼굴'…멸종위기 나비 방사지 인근 폐기물 방치
작년 학내 '붉은점모시나비' 방사 살리기 참여
인근 공터 곳곳 폐가전품·폐드럼통까지 널려
- 장인수 기자
(영동=뉴스1) 장인수 기자 = 충북 영동 유원대학교가 환경·생태 보존과 관련해 두 얼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뉴스1 3월7일 보도 참조)는 지적이 나왔다.
다른 기관·단체와 연계해 생태복원에 참여하면서 한쪽에선 폐기물 관리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어서다.
8일 유원대 학생과 주민들에 따르면 유원대 측이 수십여톤의 각종 폐기물을 학내 옛 동아리지원관 인근에 지난해부터 방치하고 있다.
뉴스1 취재진이 현장 확인 결과, 책상, 의자 등 폐기자재와 건축폐기물, 폐가전제품을 재활용으로 분류를 하지 않고 뒤엉킨 채 방치했다.
수용성 고무 아스팔트 성분인 도막 방수재와 폐드럼통 등 지정 폐기물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유원대가 폐기물을 방치한 곳에서 분리 처리와 보관시설은 아예 찾아볼 수 없다. 비가 내리면 폐기물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이 토양 오염을 심화시킬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이 일대는 지난해 유원대와 금강유역환경청, 영동군, SK하이닉스, 홀로세생태보전연구소, 환경단체 등이 붉은점모시나비 살리기사업 협약을 하고 생태복원을 추진하고 있는 곳이다.
이들 기관·단체는 지난해 유원대 안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 붉은점모시나비 80마리를 방사했다. 나비와 나비 먹이 기린초 등의 보전 활동을 함께 펼치기로 했다.
영동지역의 우수한 서식 환경에 비해 개체수가 적고, 제한된 지역에만 서식해 멸종 위험성이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 따른 조치였다.
붉은점모시나비는 국내에서는 강원 삼척, 경북 의성에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2016년 유원대학교 주변에서도 서식이 확인됐다.
지역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생태복원을 추진하는 곳에 폐기물들을 이렇게 오래 방치하고 있다니 유원대가 환경·생태보존에 대한 두 얼굴을 드러내는 듯하다"고 꼬집었다.
유원대 관계자는 폐기물 방치와 관련 "지난해부터 학내에서 발생하는 폐기자재 등을 임시로 보관하고 있다"면서 "혼합폐기물 처리를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라고 말했다.
jis490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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