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년 된 옥천 이성산성 성벽 100여m 무단훼손 땅주인…경찰에 고발
60대 땅주인 남쪽 성벽 중장비로 훼손
- 장인수 기자
(옥천=뉴스1) 장인수 기자 = 삼국시대 신라가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충북 옥천군 청성면의 '이성(已城)산성' 성벽 일부가 중장비에 훼손됐다.
23일 옥천군에 따르면 이성산성은 금강지류인 보청천 옆에 있고 둘레 1140m, 내부 면적 5만9160㎡ 규모다. 벽 높이는 3.5m가량이고, 상당 부분 남아 있다.
2015년 성벽 서쪽 발굴에서 선무늬가 있는 기와 조각과 굽다리접시 조각이 발굴되면서 이 산성이 5세기 중엽 신라가 쌓은 것으로 추정됐다. 2017년 충북도 기념물(163호)로 지정됐다.
군은 지난해부터 이성산성의 사적지정을 위한 연구사업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최근 한 고고학자가 이성산성 답사 중에 남쪽 성벽 정상부분 100m 정도가 중장비에 짓눌려 훼손된 것을 발견하고 옥천군에 신고했다.
현장에는 주변에 잘려 나간 나뭇가지가 쌓여 있고 나무 밑동도 잘려 나갔다. 날카로운 장비로 벽을 깎아내린 흔적도 선명하게 남아 있다. 산성 안의 인삼밭을 경작하던 60대 땅 주인이 성토를 위해 중장비를 들였다가 훼손한 것으로 확인됐다.
둘레 1140m, 내부 5만9000㎡ 성곽 전체가 문화재 지정구역이지만, 이 인삼밭을 비롯해 96%가 사유지라 문화재 푯말 외에는 미리 막을 방법도 없었다.
옥천군은 지난 21일 땅 주인 60대를 문화재 훼손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군 관계자는 "사유지이기 때문에 법적인 근거로 행위를 규제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있지 않은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충북도문화재연구원과 연계 향후 발굴과 보존에 대해 협의할 것"이라며 "추가 훼손 예방을 위해 인력 4명를 뽑아 이수산성 보존 감시를 강화 조치했다"라고 말했다.
jis490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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