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리그전' 충북 남부3군 농협 조합장 선거 진흙탕 싸움

금품 제공 의혹 잇단 신고…예비후보 간 폭로전까지
공약없는 깜깜이 선거…선관위 "불법행위 단속 강화"

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 '공명선거 실천 캠페인' 장면.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뉴스1 ⓒ News1

(보은·옥천·영동=뉴스1) 장인수 기자 = 다음 달 8일 치러지는 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앞두고 충북 남부 3군(보은·옥천·영동)에서 과열·혼탁양상을 보이고 있다.

20일 충북선거관리위원회와 농협 등에 따르면 도내 농·축협 66개 조합과 10개 산림조합 등 76개 조합이 전국동시조합장 선거를 치른다. 도내 76개 조합장을 선출하는 투표권을 가진 조합원은 모두 15만2156명이다.

충북 남부 3군은 보은군 4곳, 옥천군 5곳, 영동군 5곳 등 모두 14곳의 농·축협과 산림조합이 선거를 치른다. 농·축협별로 '수성이냐, 탈환이냐' 양상을 보이며 예비후보들이 표밭갈이에 한창이다.

그러나 총선이나 지방선거와 달리 공약과 정책 없이 '그들만의 리그전' 양상을 보이며 곳곳에서 과열·혼탁 양상을 보이고 있다.

보은의 한 농협 조합장 선거 출마예정자 A씨는 사전선거운동 의혹에 휩싸였다.

공익제보자 B씨는 A씨가 조합원 주머니에 무엇인가 넣어주는 것을 확인했다며 녹취록과 조합원과 만났던 장소의 CCTV를 증거물로 제시하며 군 선관위에 신고했다.

보은선관위 관계자는 "최근 공익제보자 신고가 접수돼 사실 여부를 조사 중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옥천의 한 조합 조합원 B씨는 선거 출마예정자 조합장 A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군선관위에 신고했다.

B씨는 A조합장이 군북면 한 유관단체(친목회)에 찬조금 10만원을 전달했다며 이는 공직선거법(기부행위) 위반 행위라고 주장했다.

A조합장은 조합 명의로 낸 찬조금이 본인 명의로 전달된 것으로 오해를 불러왔다며 의혹을 부인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옥천의 한 농협도 취약계층에게 나눠줄 농협재단의 설 선물을 영농회장 등에게 전달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 농협은 지난달 초 농협재단으로부터 5만원 상당의 육류가공식품 선물세트 190개를 받았다. 이 선물세트는 설을 앞두고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라며 농협재단이 전국의 지역농협에 배부한 것이다.

이 농협이 배부한 선물세트 중 일부가 마을 영농회장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특정 예비후보가 조합장 선거를 겨냥한 것 아니냐며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영동농협 조합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안진우 조합장과 김기열 전 감사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4년 전인 2019년 3월 조합장 선거 때 작성한 '후보 단일화 합의'를 두고서다.

3회 조합장선거에서 양 후보의 대결 구도가 형성되면서 '차기 양보 약속 지켜야' '사실상 합의 깨진 것'이란 이견으로 보이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일각에선 조합장 선거 이전투구 양상을 놓고 만 18세 이상 주민이 아닌 조합원이란 특수 자격을 가진 폐쇄성 짙은 그들만의 선거에 따른 결과라고 진단한다.

그러면서 "유권자가 5000명도 되지 않는 깜깜이 선거라 관행적인 불법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라며 "단속·처벌 강화와 함께 현행 조합장 선거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공식 선거운동일 기간동안 금품 제공 등 불법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적발 시 엄중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jis49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