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 43톤 '괴산 가마솥' 산막이옛길 새로운 명물 되나

(괴산=뉴스1) 엄기찬 기자 = 무게만 43톤으로 한때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으나 더는 쓸모가 없어져 애물단지가 된 충북 괴산의 '초대형 가마솥'을 옮기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송인헌 괴산군수는 최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현재 괴산읍 고추유통센터 광장에 있는 가마솥을 산막이옛길로 옮기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가마솥은 지름 5.68ｍ, 높이 2.2ｍ, 둘레 17.8ｍ, 두께 5㎝로 크기만 놓고 보면 국내 최대다. 가마솥을 제작하는데 들어간 주철만 43.5톤에 달한다.

괴산군은 김문배 전 군수 재임 시절인 2003년 군민 화합을 도모하자는 취지로 성금을 모아 이 가마솥 제작에 나섰다. 제작비만 5억여원이 들어갔다.

규모가 크다 보니 몇 차례 실패 끝에 2005년 제작에 성공했다. '세계 최대'를 내세워 기네스북에도 도전했으나 더 큰 호주 질그릇에 밀려 수포가 됐다.

기네스북 등재와 함께 군민이 함께 밥을 지어 먹는 이벤트 등 다양한 행사를 벌여 화합을 도모하겠다는 취지가 무색해진 셈이다.

몇 차례 이벤트로 밥도 짓고, 옥수수도 삶고, 팥죽도 끓여 봤으나 가마솥 바닥이 두꺼워 위아래 온도 차 때문에 음식 조리가 쉽지 않았다.

밥을 하면 가마솥 아래는 모두 타고 위는 설익는 말 그대로 '3층 밥'이 됐다. 이런 이벤트도 2007년부터는 아예 중단돼 지금은 용도가 딱히 없다.

그렇다고 이 국내 최대 가마솥을 보려고 따로 찾는 이가 있는 것도 아니다. 아무짝에 쓸모없이 덩그러니 자리만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되레 녹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주기적으로 기름칠을 하는 등 유지·관리를 하느라 매년 적지 않은 예산이 들어가고 있다.

이런 애물단지를 많은 이들이 찾는 산막이옛길 입구로 옮겨 방문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싶다는 게 송 군수의 생각이다.

하지만 워낙 덩치가 크고 무거워 직선거리로 6~7㎞ 떨어진 곳까지 옮기는 것 자체가 쉽지 않고, 비용 또한 만만치 않아 송 군수의 고민이 깊다.

송 군수는 "산막이옛길의 새로운 볼거리가 되겠지만, 옮기는 비용이 최소 2억원 정도"라며 "주민 의견 수렴을 비롯해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sedam_081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