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없는 충북대 곳간, 동문 국회의원 덕에 채웠네"

학교·동문들 "정부예산 확보, 도종환 의원 큰힘 감사"

도종환 의원. / 뉴스1

(청주=뉴스1) 박재원 기자 = 총장 없이 4개월을 근근이 버티며 새해를 맞는 충북대학교에 '동문 국회의원' 도종환(67·청주 흥덕) 의원이 정부 예산 물길을 열어준 것으로 알려져 학교와 동문 등으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충북대는 8월1일 김수갑 전 총장 임기 만료 후 교수회·교직원회·학생회 간 투표비율을 놓고 이견을 보여 현재까지 차기 총장을 선출하지 못하고 있다.

대학 최고 책임자의 4개월 결원 상황에서 직면할 수 있는 가장 큰 문제는 '곳간'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신입생·재학생만 가지고 대학을 운영하던 시절은 끝나 대학마다 자생력을 갖춰야 하고, 그 첫 번째는 중앙·지방정부와의 유기적인 관계다. 특히 중앙 정부로부터 '물'을 길어오지 못하면 곳간은 말라버릴 수 있다.

이 같은 예산 유치에 전사적으로 나설 중추는 대학 총장이다. 활발한 대외활동으로 정부 예산을 가져다 대학 곳간에 쌓아놔야 기본적인 학문·연구에 충실할 수 있고, 시설 개선도 할 수 있다.

그런데 충북대는 이 역할을 할 총장이 부재중이다. 올해 8월 이후 정부 예산 확보를 위한 대외활동이 소홀했을 수 있다고도 평가할 수 있다.

이 같은 위기의 충북대를 도종환 의원이 총장 역할을 대신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도 의원 도움이 컸던 정부 지원 예산은 △노후 냉난방시설 교체 55억원 △종합운동장 환경개선 35억원 △충북대병원 노후전기설비 개선공사 8억4000만원이다. 모두 신규 사업으로 정부의 긴축 재정에도 이를 새해 예산에 반영했다.

국회의원 3선과 교육위원회 소속, 모교 애착 등이 원동력이 돼 총장 선출 문제로 뒷전으로 밀린 충북대 정부 예산 확보에 도 의원이 '대행'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동문들 사이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도 의원은 충북대 국어교육과 73학번 출신이지만, 대학과의 인연은 내세우지 않는다. 쇠퇴하는 지방 거점 국립대 존립을 위해 지역 국회의원으로 당연히 해야 할 의무를 다했다고 한다.

도 의원은 "총장 공석, 지방대 위기 심화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차질 없이 국비를 확보할 수 있어 나름대로 기쁘다"라며 "충북대가 지역의 거점대로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했다.

대학 관계자는 "총장선거 일정이 잡히지 않아 총장이 공석인 관계로 국비확보에 어려움이 많아 걱정이 많았다"며 "결국 동문출신 국회의원을 찾아 어려움을 호소한 결과 계획대로 예산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다행히 충북대 차기 총장 선출은 구성원 간 투표비율, 총장임용추천위원회 구성에 합의하면서 내년 1월18일 치러지게 됐다.

충북대학교.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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