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기초자치단체 대형병원 유치 사활…승자는 누구?

충북대병원·경찰병원·소방병원 추진에 안간힘
실질적 의료 서비스 향상이 관건…결과에 주목

충북 충주시가 충북대병원 충주분원 건립을 추진하는 가운데 기존 건국대학교 충주병원과 충주의료원의 상생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충북대병원.2022.10.29/뉴스1

(충주=뉴스1) 윤원진 기자 = 충북의 기초자치단체들이 대형병원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어느 지역이 유치에 성공할지 결과가 주목된다.

29일 충북도에 따르면 충주시는 충북대병원 분원 유치를, 제천시는 경찰병원 분원 유치를 추진 중이다. 음성군은 국립소방병원을 유치한 상태다.

충북대병원 충주분원은 대소원면 완오리 바이오국가산단 내 용지에 들어설 계획이다.

애초 지하 1층에 지상 12층 규모로 건립할 계획이었으나 산단 고도 제한으로 층수를 변경하고 있다. 설계를 마치면 교육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대병원 충주분원은 사업비 4000억원 중 국고 지원 비율을 높여야 하는 과제도 있다.

최근에는 기존 건국대학교 충주병원과 충주의료원과의 상생 방안을 검토해 봐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조길형 충주시장도 지난 26일 기자간담회에서 "동일한 수준의 병원이 하나 더 늘어나는 건 의미가 없다"라며 "의료 서비스 향상을 위해 다방면으로 고민하고 있다"라고 했다.

충북대병원 건립 타당성 조사 최종보고서를 보면 충주시민 89%가 충주분원을 이용할 거라고 예상했다. 충주분원은 500병상 규모다.

지난 25일 김창규 충북 제천시장이 대통령실에 경찰병원 분원 유치를 촉구하는 시민 서명부를 전달한 뒤 국회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제천시 제공)2022.10.25/뉴스1

제천시는 경찰병원 분원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경찰청은 올해 말 경찰병원 분원을 건립할 최종 후보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경찰병원 분원 규모는 550병상으로 응급의학센터와 건강증진센터 등을 갖추고 23개 진료과를 운영한다.

제천시는 지리적으로 국토 중심이고 교통 요충지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인근 충주에 중앙경찰학교가 있는 점도 장점이다.

김창규 제천시장은 지난 25일 대통령실 등에 시민 8만여 명의 서명부를 전달하고 국회서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최근 김영환 충북지사도 경찰병원 분원 유치 지원을 약속하고, 충북도의회도 결의문을 채택하며 지원에 나섰다.

경찰청은 경찰병원 유치 신청서를 낸 전국 19개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1차 평가를 거쳐 조만간 3개 후보지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미 국립소방병원 유치를 확정한 음성군은 착공 일정이 다소 늦어질 것이란 예상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소방병원 설계 입찰 비리 의혹으로 소방청장이 직위해제됐기 때문이다.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최소 1년 정도 착공이 미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소방병원은 음성군, 진천군, 증평군, 괴산군 등 중부 4군이 음성군을 단일 후보지로 내세워 2018년 유치를 확정했다. 당시 경쟁률은 62대1이었다.

소방병원은 경찰병원처럼 주민을 위한 종합병원으로 사용된다는 점에서 중부 4군 주민의 기대가 크다.

충주와 제천, 중부 4군 주민은 지역에 대형병원이 없어 인근 대도시나 수도권으로 원정 진료를 다니고 있다.

의료기관의 한 관계자는 "유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실질적 의료 서비스 향상이 관건"이라며 "어느 지역이 가장 큰 이익을 누릴지 주목된다"라고 말했다.

충북의 치료가능 사망률은 2019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46.95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치료가능 사망이란 의료적 지식과 기술로 치료가 효과적으로 이뤄졌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조기 사망을 말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29일 오후 충북 음성군 한국고용정보원에서 (왼쪽)이흥교 소방청장으로부터 국립소방병원 건립 관련 브리핑을 받고 있다. 2022.4.29/뉴스1 ⓒ News1 인수위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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