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공 "녹조제거 장비 철수하라"…대청호 연안마을·업체 '어리둥절'
옥천 지오리 합수지점 수거 녹조서 첫 거품현상 등 심화
업체 "장비 철수 이해 못 해"…수공 "협의 후 최종 결정"
- 장인수 기자
(옥천=뉴스1) 장인수 기자 = 충북 옥천군 대청호 연안마을 주민과 녹조제거 전문업체가 한국수자원공사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뉴스1 9월20일 보도 참조).
가을 녹조가 심화하면서 악취 발생과 수질오염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수자원공사가 녹조 복합처리장치 철수를 검토하면서다.
26일 한국수자원공사 대청댐지사와 이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대청호와 서화천 합수 지점인 군북면 지오리 수역이 짙은 녹색 물감을 풀어 놓은 듯 가을 녹조가 확산하고 있다. 이 곳서 70m 남짓 떨어진 곳에 71가구 140여명이 거주하는 대청호 연안마을 주민들이 녹조에서 발생하는 악취와 해충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을 정도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달부터 녹조제거·수질개선 전문기업인 C업체와 계약하고 대청호 녹조 제거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하루평균 13톤씩 총 500톤가량의 녹조를 제거했다.
하지만 수자원공사 대청댐지사 관계자가 지난주 이 업체에 작업을 중단하고 녹조제거 장비를 철수하라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자원공사와 이 업체는 애초 80일간 녹조 제거 계약을 맺었지만 50여일 만에 작업 중단을 요청한 것이다.
업체 관계자와 마을 주민들은 가을 녹조가 심화하고 있는데 애초 계약을 무시하고 녹조 제거 장비를 철수시키려는 수자원공사측의 판단을 이해할 수 없다며 불만의 목소리 키우고 있다.
수자원공사측은 다음 달까지 자체 장비를 군북면 지오리 일대 대청호와 서화천 합수 지점에 투입, 녹조 제거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15일 조류경보 '관심' 단계가 대청호에 발령되면서 회남·추소수역에서 녹조 제거 작업을 하던 장비다. 조류경보 '관심' 단계 발령은 지난 13일 해제됐다.
C업체 관계자는 "이례적으로 지오리 일대 합수지점서 수거한 녹조에서 거품이 발생하는 현상까지 나타나 환경 당국이 시료를 채취, 검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수질오염 선제 대응 차원에서라도 녹조 제거작업은 지속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수자원공사 자체 녹조 제거 장비 2대는 대형 전문장비가 아니고 용량이 적은 소형장비이고 예비사회적기업이 맡고 있다"라며 "녹조 제거 속도가 늦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자원공사 대청댐지사 관계자는 "정식 공문이 아닌 구두 상으로 해당 전문업체에 녹조 제거 장비를 철수해 달라고 전했다"라며 "충분한 협의 후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jis490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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