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동지, 오늘은?'…금배지 달고 귀환한 김용판 전 충북청장
경찰 출신 김 의원, 2010~2011년 충북청장 재직 때 국감 경험
당시 경관 비위로 혼쭐…"충북에 남다른 애착, 조언역할 기대"
- 조준영 기자
(청주=뉴스1) 조준영 기자 = 피감기관 수장 자격으로 국정감사를 받았던 인물이 국회의원이 돼 돌아와 친정(?)을 상대로 송곳 질의를 던진다.
2010년 9월부터 이듬해 11월까지 충북경찰청장을 맡았던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대구 달서병) 얘기다. 그는 14일 오후 자신이 이끌었던 충북청을 국회의원 신분으로 방문해 감사를 벌인다.
김 의원은 공교롭게도 재직 기간에 국정감사까지 받았다. 이때가 임기 마감을 한 달여 앞둔 시점이었다.
당시 국감 분위기는 '당근과 채찍'이라는 말로 정리할 수 있다. 감사반은 청장이던 김 의원이 추진한 정책에 호평을 보냄과 동시에 일부 경찰관 비위 사례에는 따끔한 질책을 쏟아냈다.
그도 그럴 게 국감 전 도내 경찰관서에서는 범죄 수준의 비위가 잇따랐다. 술에 취해 둔기 폭행 범죄를 저지른 경찰관이 있는가 하면 민원인 지갑에서 돈을 훔친 경관도 나왔다. 음주운전 비위도 예삿일이었다.
경관 비위 사례는 김 의원이 중점 추진한 치안 정책인 이른바 '주폭(酒暴:주취폭력배) 척결'과 정면 배치되는 모양새로 비치기 충분했다.
일부 의원은 "주폭 척결 운동을 하는 충북 경찰이 술과 관련된 사고를 치면 도민이 얼마나 비웃겠느냐"면서 "경찰 스스로 일벌백계해야 정책도 성공할 수 있다"라고 꼬집기도 했다.
날 선 지적이 쏟아지면서 김 의원도 진땀을 흘렸다는 후문이다.
국감이 코앞으로 닥친 시점, 경찰 안팎에서는 김 의원이 충북청장으로 있던 시절 에피소드가 재조명되고 있다. 이런 까닭에 감사반원으로 참여하는 김 의원이 어떤 행보를 보일 지 관심이 집중된다.
일부에서는 김 의원이 충북청에 남다른 애착을 가졌던 만큼 맹목적으로 망신을 주기보다는 조직 발전에 필요한 생산적인 조언을 해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실제 김 의원은 충북청장으로서 큰 발자취를 남긴 인물로 평가된다. 취임 직후 펼친 주폭척결 운동이 대표적인 예다. 해당 정책은 충북에만 머물지 않고 전국으로 뻗어나가 새로운 치안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았다.
전국 지방경찰청 최초로 청장 권한을 경찰서장에게 대폭 위임, 지역 실정에 맞게 치안활동을 펼치게 한 '자율책임 성과경영' 제도 역시 대표 성과로 꼽힌다.
발자취가 짙게 남아서일까. 김 의원은 경찰을 떠난 이후에도 종종 충북청을 찾았다고 한다. 이때마다 빼놓지 않고 둘러본 건 자신이 심은 무궁화나무다. 이 나무는 아직도 충북청 정문 인근 화단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한 경찰관은 "(김 의원이) 청장으로 재직하던 시절은 물론 이후에도 충북에 남다른 애착을 보인 것으로 안다"면서 "그만큼 더 잘하라는 의미에서 문제점을 짚고 개선 방안을 제시하지 않겠냐"라고 귀띔했다.
한편, 김 의원과 더불어 이번 국감에는 충북 출신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의원도 감사반원으로 참여한다. 임 의원은 경찰 조직 내에서 7명 밖에 없는 치안정감 자리까지 올랐다. 총경 시절에는 충주경찰서장(2007년 9월~2008년 3월)에 이어 고향인 진천에서 서장(2008년 3월~2009년 3월)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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