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폐지'로 충북 시·군 부서 명칭서 '여성'부터 사라질 듯

충북도 여성가족정책관→양성평등가족정책관
정부 기조 맞춰 여성 관련 부서 조직 개편 돌입

정부의 여성가족부 폐지에 맞춰 충북 시·군에서도 여성 관련 부서 조직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 뉴스1

(청주=뉴스1) 박재원 기자 = 양성평등으로 인정하기 어려울 정도라는 논란을 부르며 '여성만을 위한' 정책 추진 일색이었던 충북 자치단체의 여성 관련 조직이 국정 방향에 맞게 사라질 전망이다.

행정안전부는 6일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고 주요 기능을 보건복지부로 이관해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를 신설하는 정부조직개편안을 확정했다.

국회의 동의 절차가 남기는 했으나 정부의 공식 입장은 여가부 폐지로 지방정부 역시 이 같은 기조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

10일 충북도에 따르면 관내 11개 기초 자치단체 조직에는 다른 시·군·구와 마찬가지로 여성 관련 부서가 편제돼 있다.

청주시와 제천시는 '여성가족과', 충주시는 '여성청소년과'가 있다. 도내 8개 군 단위 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진천군만 '여성가족과'를 두고 있고 나머지는 주민복지과나 복지정책과 등에 팀제로 '여성보육팀' '여성친화팀' '여성정책팀'을 운용하고 있다.

이들 여성 관련 부서는 그동안 양성 갈등 완화가 아닌 이를 부추기면서 편향적으로 움직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양성평등기금을 운용하면서 여성에게만 사업비를 몰아줘 독식하게 했다.

한 자치단체에서는 기금으로 장애인 경제 인식 사업을 하면서 여성이 아닌 남성장애인은 대상에서 배제했다. 한부모가정 지원 사업에서는 남성 한부모가정을 위한 분야는 아예 발굴하지도 않았다.

여성에게 사회적 약자 등과 같은 약자 프레임을 씌워 각종 정부 예산을 한쪽에만 몰아주면서 오히려 양성불평등을 조장한 대표적인 폐단으로 꼽힌다.

이제 구조조정 시기가 왔다. 일단 부서의 명칭에서 '여성'이라는 단어부터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가장 먼저 나선 곳은 충북도다.

도는 민선8기 출범과 동시에 정부 정책을 예상해 기존 '여성가족정책관'을 '양성평등가족정책관'으로 개편했다. 다만 직제에는 '여성권익팀' '여성정책팀'을 남겨뒀으나 이 역시 실질적인 양성평등 실현이라는 정부의 목표가 구체화되면 바뀔 수 있는 시한부 기능이다.

도내 시·군도 도와 비슷하게 조직 개편을 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명칭에서 '여성'은 사라지고 '양성평등' '가족'이 그 자리를 대신할 것으로 보인다.

기능 역시 여성정책 일변도에서 저출산, 경력단절, 보육, 가족 등 실질적인 사회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춰 대거 수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군마다 여성 관련 부서의 조직 개편 시기는 이르면 내년 초나 상반기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조직 개편안을 준비한 시·군은 연말 의회 승인을 거쳐 내년 초 시행하겠으나 그렇지 않은 곳은 내년 상반기에나 가능하다고 한다.

도내 한 자치단체 관계자는 "민선8기 들어 이미 조직개편을 한 터라 여성 관련 부서 재편은 내년 상반기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ppjjww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