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층 이상 고층 건물 재난 대응'…70m 굴절사다리차 충북 첫 배치

청주 동부소방서 도내 최초 도입 운용

충북 청주동부소방서에 배치된 70m 굴절 사다리차.(청주동부소방서 제공).2022.10.6/뉴스1

(청주=뉴스1) 조준영 기자 = 20층 이상 고층 건물 재난 대응에 필수 장비인 '70m 굴절 사다리차'가 충북에 처음 배치됐다.

청주동부소방서는 6일 도내 최초로 70m 굴절 사다리차를 배치·운영한다고 밝혔다.

굴절 사다리차는 아파트를 기준으로 최대 23층 높이까지 접근,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사다리 끝에는 자동 방수포가 장착돼 최대 100m까지 무인 방수가 가능하다.

그동안 도내에 고층 건축물이 속속 들어서면서 전문 소방장비 확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소방청 집계를 보면 30층 이상 고층 건축물은 64곳에 달한다.

소방당국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사다리차로는 고층 건물 재난에 적절한 대응을 펼치지 못한 탓도 있다. 실제 일부 현장에서는 소방관이 건물 내부로 들어가 소방호스로 직접 불을 끄는 사례가 끊이지 않았다.

2019년 6월 청주시 흥덕구 49층짜리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 38층에서 난 화재가 한 예다. 당시 소방당국은 현장에서 사다리차를 전개했으나 화재 지점까지 닿지 않아 소방대원이 건물 내부로 들어가 불을 꺼야 했다. 만약 입주가 이뤄진 상태였다면 대규모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다.

2015년 청주 상당구 분평동 25층짜리 아파트 옥상 화재 당시에도 고가사다리차를 활용하지 못했다. 50m 고가사다리차로는 지상 70여m 높이 옥상까지 닿지 않아서다.

당시에도 소방관이 직접 옥상까지 올라가 소화전을 이용해 40여분 만에 불을 껐지만, 그 사이 주민 5명이 연기를 마시고 300여명이 밖으로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일어났다.

송정호 동부소방서장은 "매년 꾸준히 느는 고층 건축물 화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고가·굴절 사다리차를 비롯한 대형 소방 장비 확충이 필요하다"면서 "이번에 도입한 70m 굴절 사다리차가 고층 건축물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reas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