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졌다하면 '사망'…충북 고속도로 화물차 교통사고 심각

(청주=뉴스1) 조준영 기자 = 충북을 관통하는 고속도로에서 화물차 교통 사망사고가 끊이질 않는다. 전체 중 절반 이상이 화물차 사고일 정도로 심각성은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

25일 한국교통안전공단 충북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2019~2021년)간 도내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는 74건이다. 이중 화물차 운전자가 야기한 사망사고는 34건(46%)이다.

올해 상반기 도내 고속도로 사망 사고 12건 중 7건도 화물차 관련이었다.

사고 상당수는 졸음운전·전방주시 태만에서 비롯한다. 졸음운전이나 주시태만이 원인인 화물차 교통사고는 연쇄 추돌이나 차선 침범으로 이어져 인명 피해를 키우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화물차 운전자는 방어운전을 하지 못하는 상태여서 치사율이 높다.

지난 7월 충북 보은군 회의면 청주영덕고속도로 청주 방향 18.5㎞ 지점에서는 8톤 화물차가 앞서 있던 승용차와 2.5톤 트럭을 잇달아 들이받았다.

사고로 8톤 화물차 운전자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사고는 2차로를 달리던 화물차가 선행 사고 수습으로 정차해 있던 차량을 추돌하면서 일어났다.

고속도로는 신호가 없고 노선이 단조롭다. 장시간 운전하면 집중력 저하나 졸음운전을 할 가능성이 커지는 이유다.

교통안전공단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조사 대상자(운전자 400명) 중 51.5%가 피로 누적을 호소했다. 조사 대상자 하루 평균 운전 시간은 7.1시간이었다.

졸음이 올 때 사전에 계획된 휴게소까지 참고 이동한다고 답한 운전자는 32.8%였다. 목적지까지 참고 운행한다고 답한 비율도 무려 8.5%나 됐다.

졸음을 참는 이유로는 '시간에 쫓겨서(운행 일정)'라는 응답이 46.7%로 가장 많았다.

졸음운전·전방주시 태만뿐만 아니라 차량 불법 개조도 사고 유발 원인이다. 올해 상반기 도내 고속도로 7개 노선에서 이뤄진 교통 관계기관 합동 단속에서는 화물·특수차 631대가 적발됐다.

일부 화물차 운전자는 속도 제한장치를 무단으로 해제해 과속 운전을 하거나 짐칸 구조를 임의로 변경해 적재물 추락 사고를 유발하고 있다.

화물차 하부에 설치하는 완충 장치인 강철 판스프링을 적재함 지지대로 쓰는 운전자도 있다. 판스프링은 차량에서 떨어질 경우 뒤따르는 차량에 큰 피해를 끼칠 수 있다.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도내 고속도로 사망 사고 상당수가 집중력 저하에 따른 졸음운전이나 전방주시 태만이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또 "고속도로에서 위험을 초래하는 차량 불법 개조 행위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교통안전공단은 올해 말까지 도내 고속도로 주요지점에서 화물차 교통사고 감소 특별 대책을 추진한다.

교통 관계기관과 함께 운전자를 대상으로 휴식 유도 활동을 전개하고 차량 불법 개조 단속도 할 계획이다.

과속·과로·과적운전 계도, 교통안전용품 배포 캠페인도 병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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