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군 난계국악기제작촌 관리 부실…'국악의 고장' 이미지 실추

현악기 공방 수개월째 운영 중단…주변 흉물 전락
군 "새 대표와 임대계약 오는 10월부터 정상 운영"

충북 영동군 심천면 소재 난계국악기제작촌 주변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잡초가 무성하다. /뉴스1 장인수기자

(영동=뉴스1) 장인수 기자 = "'국악의 고장'이란 홍보에만 급급하지 말고 그에 맞는 문화콘텐츠 개발과 시설 관리에도 관심 가졌으면 한다."

여름휴가 중에 충북 영동군 심천면 소재 난계국악기제작촌을 찾은 김모씨(56·청주시 서원구)의 따끔한 지적의 목소리다.

충북 영동군이 막대한 예산을 들여 건립한 난계국악기제작촌(제작촌)이 수개월째 제대로 운영하지 않아 탐방객들이 발길을 되돌리고 있다.

21일 영동군 등에 따르면 지난 2001년 경영수익기금 9억8000만원을 들여 심천면 고당리 일원 2323㎡ 터에 건축면적 942㎡ 규모의 제작촌을 건립했다.

2008년에도 7억2000만원을 들여 제작촌을 증축하고 전시판매장과 체험장을 들이는 등 투자를 이어갔다.

애초 이 제작촌에는 현악기와 타악기 공방이 입주해 70여종의 전통악기를 생산했다. 인근에는 난계국악박물관과 난계사, 세계 최대의 북 '천고'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충북 영동군 심천면 소재 난계국악기제작촌 알림판이 국악기를 만드는 재료로 가려져 있다. /뉴스1 장인수 기자

한때 주말이면 영동 출생인 난계(蘭溪) 박연(朴堧) 선생의 정신을 기리며 국악기를 만들어 보려는 체험객들로 북적였던 곳이다.

하지만 체험장 입주업체 중 현악기 공방 대표가 '난계' 상표 사용료 문제 등으로 운영을 포기하면서 장기간 반쪽 운영되고 있다. 체험장은 현악기와 타악기 공방이 임대방식으로 입주했었다.

군은 지난 5월 현악기 공방을 운영할 새로운 대표와 임대 계약을 했다. 이후 기존 공방 정비공사로 수개월째 정상 운영을 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제작촌 주변은 잡초와 함께 정비공사 알림판조차 설치하지 않아 탐방객들이 관리 부실에 따른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발길을 되돌리고 있다.

일각에서 막대한 예산을 들여 건립한 제작촌이 되레 '국악의 고장'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군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공방과 체험장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오는 10월부터 제작촌이 정상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jis49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