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폭탄에 중남부 피해 속출…도로·주택 침수, 600여명 대피

중대본, 2단계 가동…호우위기 경보 '경계

가을비가 내리고 있는 20일 광주 도심을 흐르는 광주천의 수위가 상승해 산책로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2024.9.20/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중·남부 지역에 내린 많은 비로 주택과 도로가 침수되고 600여 명이 대피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장마철 못지않은 폭우는 14호 태풍 풀라산에서 약화한 열대저압부가 우리나라에 더 근접하면서 북쪽의 찬공기와 강하게 충돌한 결과다.

21일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호우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다.

다만 주택과 도로가 침수되는 등 시설물 피해가 잇따랐다. 경남과 충북, 경기 등에서는 도로침수 78건과 토사유출 15건이 발생했다. 충남에서는 옹벽도 무너져 내렸다.

충남과 충북, 경남에서는 주택침수 27건, 상가침수 26건이 발생했다. 충남과 충북 내 병원(1건)과 공장(2건)도 침수됐다. 충북에서는 2건의 차량침수도 발생했다.

벼 도복 58.9개, 낙과 8건, 배추 유실 2건 등 태안과 고흥, 순천, 나주, 상주 등에서 70.2ha에 달하는 농작물도 비 피해를 입었다.

비를 피해 대피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부산과 충북, 충남, 경북, 경남 등 6개 시·도, 23개 시·군·구에서 377세대 608명이 대피했다.

정부는 240세대 420명에게 임시 주거시설을 제공하고 생필품·식음료 360점, 급식 118인분, 응급구호세트 65개, 일시구호세트 44개를 지급했다.

폭우로 통제되는 곳 역시 늘었다. 무등산과 지리산, 팔공산, 설악산 등 22개 공원 641구간이 통제 중이다. 목포~홍도, 여수~거문 등 여객선 52개 항로 74척의 운항도 중단됐다.

이밖에 지하차도 48개소, 둔치주차장 139개소, 하천변 3560개소, 도로 34개소, 하상도로 33개소, 수월교 295개소 등이 통제되고 있다.

현재 강원 영동, 충청권,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호우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30~50㎜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40분 기준 호우경보는 부산·울산·충북·충남·전북·경북·경남·제주 등에, 호우주의보는 대구·대전·광주·세종·강원·충북·충남·전북·전남·경북·경남 등에 내려졌다. 전남에는 예비특보가 내려졌다.

19일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제주(산지) 667.5㎜ △경남 창원 341.6㎜ △부산 북구 269.4㎜ △충남 서산 254.9㎜ △대전 서구 264.5㎜ △전북 익산 224.0㎜ △전남 순천 203.5㎜ 등이다.

행안부는 전날 오전 9시 30분 중남부 지방 호우특보에 따라 중대본 1단계를 가동하고 호우 위기 경보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했다. 이어 이날 오전 1시를 기준 중대본 2단계를 가동, 호우 위기 경보 수준을 '경계'로 상향했다.

jung907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