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연봉상한 폐지하자 '우수 민간인재' 몰렸다

인사처, 제1·2차 인사규제 혁신 종합계획 성과 발표

김승호 인사혁신처장이 18일 찾아가는 정부인사 정책토론회 '청년공감' 행사가 열린 제주시 제주학생문화원을 방문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인사혁신처 제공) 2024.4.19/뉴스1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정부가 우수 민간인재 유치가 필요한 직위에 대해 민간 수준의 파격적 연봉을 지급할 수 있도록 부처의 연봉 자율책정 상한을 폐지하자, 인력난이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사혁신처는 지난 2022년부터 추진한 '제1, 2차 인사규제 혁신 종합계획'으로 이같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인사처는 주·항공 전문가, 국제통상·국제법 전문 변호사, 의사 등 우수 민간인재 유치를 위해 의무직공무원(임기제) 연봉은 기준연봉액의 200% 범위(기존 150%)에서 각 부처가 자율 책정하도록 특례 신설했다. 이어 민간인재 영입 시 일반임기제공무원 연봉의 부처 자율 책정범위 상한(의사 기준연봉액의 200%, 그 외 150%)을 폐지했다.

5월 출범을 앞둔 우주항공청도 같은 맥락에서 소속 임기제공무원 연봉을 예산 범위에서 자율 책정할 수 있도록 특별법상 근거를 마련했다.

그 결과 우주항공청 임기제공무원 채용이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고, 국립병원 및 국립법무병원(옛 치료감호소) 등 국가의료기관 의사 공무원도 이번 개선으로 인력난에 숨통이 트였다.

일례로 보건복지부 소속 국립병원에 근무하는 의무직공무원 현원은 지난해 대비 약 20%(지난해 2월 기준 55명→현재 66명) 증가했다. 법무부 국립법무병원의 경우에도 지난해 장기간 결원 상태였던 약물중독재활센터장 등을 채용하는 등 정신과 의사 현원이 2년 만에 약 50% 증가(2021년 5.5명→2023년 8.5명)했다. 이에 정신과 의사 1인당 환자 수가 74명이나 감소(170명→96명)했다.

또한 인사처는 개인별 연가, 유연근무 등 복무 관리에 있어서도 개인의 자율성을 확대해 보다 유연하고 생산적으로 근무 여건이 향상됐다고 밝혔다.

사용 전 부서장 승인이 필요했던 연가와 유연근무를 사전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계획한 경우라면 공무원 스스로 결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인사특례를 신설한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연가나 유연근무가 악용되지 않을 경우에 한해 개인이 스스로 연가와 유연근무를 결재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지난해 연가 자기결재 433건, 유연근무 자기결재 817건이 사용됐다. 환경부도 지난해 하반기 해당 제도를 도입해 지난해 6~12월 연가 자기결재 109건, 유연근무 자기결재 300건이 사용됐다.

아울러 국세청 등 실무직 공무원의 승진적체로 몸살을 앓던 기관에서는 근속승진 확대로 장기 재직한 공무원들의 사기 진작 및 활력 제고에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사처는 지난해 근속승진 심사대상 범위를 각 부처가 다르게 정할 수 있도록 인사특례를 신설, 특례기관의 경우 기존 심사대상 범위보다 더 많은 인원에 대해 승진심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인사처는 조만간 '제3차 인사규제 혁신 종합계획'을 발표하는 등 지속적인 인사규제 개선을 추진하고, 각 부처에 자율과 책임 기반 인사행정을 정착시킬 예정이다.

김승호 인사처장은 "민생 문제를 신속히 해결하기 위해서는 각 부처가 역량을 최대로 발휘해 긴밀히 대응해야 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유연‧탄력적인 인사 운영이 필수적"이라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인사규제를 혁신해 국익과 국민 중심으로 행동하는 정부를 구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lg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