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포호 분수 찬반 갈등' 강릉시 "주민의견 수렴 후 거쳐 추진"

"행정 절차 마치고 주민 의견 듣고 설치 여부 결정"

강원 강릉시가 경포호 내 수질개선과 물순환을 목적으로 설치를 추진 중인 수중폭기시설(인공분수) 조감도.2024.10.23/뉴스1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최근 강원 강릉 경포호 물순환시설 및 수중폭기시설(인공분수) 설치를 두고 지역사회에서 찬반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강릉시가 "행정절차를 완료하고 주민 의견 수렴 후 추진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햤다.

강릉시는 1996년 경포호 준설 이후 약 28년이란 시간이 흐르는 동안 수질과 생태계가 많이 교란된 경포호에 민선8기 핵심현안사업 중 하나인 ‘강릉 경포대와 경포호 내외 수질개선을 위한 환경개선사업’을 기획해 추진하고 있다.

강릉시는 경포대와 경포호가 명승 제108호임과 동시에 한반도 동해안에 위치한 천혜의 자연인 석호임에도, 완전히 바닷물로 변했고, 수질의 과도한 부영양화로 인한 녹조현상, 악취 등으로 석호로서 기능을 잃은 지 오래라고 판단하고 있다.

경포호수 인공분수 설치를 반대하는 시민모임'이 6일 강릉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포 호수 대규모 인공분수 설치사업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2024.11.6/뉴스1 윤왕근 기자

다만 일각에서는 경포호는 석호라 부영양화 상태가 당연하고, 부영양화는 영양분이 너무 많이 유입되어 생긴 부작용이라는 의견도 있다.

강릉시는 염분도 29‰(퍼밀)의 경포호가 2004년 경호교 보 철거 이후 다량의 해수 유입으로 용존산소량(DO)은 항상 좋은 상태로 유지되고 있으나, 떡붕어, 잉어, 메기 등의 대표 민물 어종은 사라진 지 오래고, 파래․염주말 등 해조류 과다 번식․사멸로 악취 발생 및 퇴적층이 증가되고 투명도는 0.3~0.4m로 수중 시야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보고 있다.

강릉시는 이 같은 이유로 경포호 내 분수시설을 포함한 폭기시설 설치, 경포호에 대한 콘텐츠 개발 등의 관광 요소 가미 등 복원과 관광자원 확보를 병행하는 투트랙(Two-Track) 전략으로 추진하겠단 입장이다.

또 단계별 폭기시설 추가 설치, 경호교 하류 가동보 설치로 유입 해수 조절, 선교장 인근 농지 매입 및 경포저류지·유수지 등 옛 경포호 원형, 효과적인 질소와 인 제거를 위한 경포호 바닥 퇴적층 부분 준설을 검토하고, 사천저수지․지하수 등의 담수 유입으로 경포호의 옛 모습을 복원하겠다는 계획이다.

강릉시 관계자는 “시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목표인 경포호 옛 모습의 복원 의지는 가려진 채 분수 설치만 논란의 중심에 서 있어 안타까운 실정"이라며 "다만 행정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설치 여부를 논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은 행정절차를 마치면 시민들에게 자세히 설명하고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강릉 경포호를 둘러싸고 있는 인공분수 찬성단체 현수막.2024.115/뉴스1 윤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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