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급발진 소송 막바지…'추가 보완감정' 두고 막판 공방 예고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지난 2022년 12월 이도현 군(당시 12세)이 숨진 급발진 의심 사고의 책임소재를 가리기 위한 민사소송이 시작된 지 2년이 지나면서 사고 차량 운전자(원고)와 제조사(피고) 측 공방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춘천지법 강릉지원 민사2부는 이날 사고 당시 차량 운전자 A 씨(69·여)와 손자 이군 유족이 차량 제조사 KG모빌리티(KGM)를 상대로 낸 7억 6000만원 규모 손해배상청구 소송의 9번째 변론기일을 진행한다.

이날 재판은 2월 선고 전 마지막 심리로 예상된다.

특히 이날 재판에선 원고 측이 신청한 추가 보완 감정 결과를 두고 첨예한 대립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원고 측은 사고 직전 '전방 추돌 경고음'이 울렸지만 자동긴급제동장치(AEB)가 작동하지 않은 것을 두고 결함을 주장해 왔다.

하지만 제조사 측은 'AEB는 가속페달 변위량이 60% 이상이면 해제된다', 즉 60% 이상의 힘으로 가속페달을 밟았다면 AEB가 작동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결함을 부정해 왔다.

이에 법원이 선정한 전문 감정인은 지난 2일 "모닝과의 충돌 직전에 감속없이 전방추돌경고음만 발생하고 AEB가 해제될 개연성은 매우 희박하다"는 취지의 감정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날 재판에서 원고 측은 그동안 주장과 증거를 요약정리한 종합준비서면을 제출하고, 도현 군 할머니의 향후 치료비와 사고 당시 입은 중상으로 발생한 장애와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에 대한 위자료를 피고 측에 추가 청구할 예정이다.

또 도현 군의 부친이자, 운전자 A 씨의 아들인 이상훈 씨가 마지막 탄원서를 제출한다.

앞서 2022년 12월 6일 오후 3시 56분쯤 강원 강릉시 홍제동 한 도로에서 60대 A 씨가 몰던 소형 SUV가 배수로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동승자이자 A 씨 손자인 도현군이 숨지고, A 씨가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았다.

이를 두고 운전자이자 유족 측은 해당 사고가 '급발진'으로 일어난 것이라며 제조사를 상대로 7억 6000만 원 규모의 민사소송을 제기, 재판이 이어지고 있다.

형사 건과 병행됐던 해당 사안에서 당시 운전자이자 도현군의 할머니인 A 씨는 최근 수사기관으로 부터 혐의를 벗었다.

강릉경찰서는 지난헤 10월 말 춘천지검 강릉지청으로부터 ‘송치요구 불요’ 결정 관련 서류를 넘겨받았다.

'송치요구 불요'는 불송치 결정을 했던 경찰이 검찰의 요청에 따라 사건을 재수사했음에도 ‘혐의가 없다’는 결과를 검찰에 보낼 경우, 검찰 역시 기소할 만한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해 사건을 종결짓는 결정을 말한다.

아울러 이 재판과 별개로 해당 사고가 발생한 지 2년 가까이 흐르면서 이 사고로 촉발된 이른바 '도현이법' 입법(제조물 책임법 개정)이 언제쯤 이뤄질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