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 옆에 집 지어 노후 보내게 해줄게"…1억5천만원 뜯은 주지 실형

(춘천=뉴스1) 이종재 기자 = 절 옆에 건물을 지을 돈을 빌려주면 그곳에서 노후를 보낼 수 있게 해주겠다고 속여 1억5000여만원을 뜯어낸 사찰 주지가 사기죄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형사3단독 박성민 부장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 씨(75‧여)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강원 춘천의 한 사찰 주지인 A 씨는 2022년 2월 초 B 씨에게 “돈을 빌려주면 절 옆에 있는 토지에 건물을 짓고 거기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속여 두차례에 걸쳐 총 1억55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A 씨가 B 씨로부터 돈을 받아 약 6800만원을 기존 채무 변제에 사용한 점, 남은 금액으로 건물을 건축할 능력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 점 등을 토대로 A 씨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박 부장판사는 “피해가 전혀 회복되지 않았고, 합의되지 않은 점은 불리한 정상”이라며 “피해자로부터 받은 돈 중 약 6300만원을 건축을 위한 토지 취득에 쓴 점과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A 씨에게는 실형을 선고하나, 도주 또는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고 보고, 합의 기회를 주기 위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leej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