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강댐 수위상승" 인제 빙어축제 2년 연속 취소 위기

소양호 수위 190m, 만수위 근접한 수준
“얼음 얼지 않아 빙어축제 기반 시설 조성 불가능”

강원 인제군 남면 빙어호 일원에서 열린 빙어축제에서 방문객들이 빙어낚시를 즐기고 있다. (자료사진)/뉴스1 DB

(인제=뉴스1) 이종재 기자 = 강원 인제군을 대표하는 겨울 축제인 ‘인제 빙어축제’가 2년 연속 취소될 위기에 처했다.

12일 인제군 등에 따르면 빙어축제가 열리는 소양호 수위는 이날 기준 190m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5년 새 최대 수위이자 만수위(193.5m)에 근접한 수준이다.

소양호 수위가 183m 이하로 유지돼야 빙어축제 개최 및 기반시설 조성이 가능하다고 군은 설명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댐 수위가 높은 이유는 예년에 비해 가을철 많은 강수로 인해 댐에 물 유입량이 증가한 것과 기후재난 대응, 생활‧산업용수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한 방류량 조절로 분석된다.

강원 인제군 빙어호 일원에서 방문객들이 빙어낚시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자료사진)/뉴스1 DB

이에 인제군과 인제문화재단은 지난 10월부터 한국수자원공사 소양강댐지사, 한강유역본부, 환경부 한강홍수통제소 등 관계기관에 소양강댐 방류량 확대와 수위조절을 요청하는 등 긴밀한 논의를 이어왔다.

하지만 이들 관계기관은 축제 개최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홍수조절과 가뭄 등 이상징후에 대비하고 안정적인 물공급 체계 유지를 위해서는 현시점 소양강댐 방류량 확대에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소양호 수위가 높아진 데다 올겨울 기온이 평년보다 따뜻하거나 비슷할 거라는 기상청 예보까지 나오면서 빙어축제가 열리는 호수가 얼지 않아 사실상 축제 개최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인제빙어축제 관계자들이 얼음판에 구멍을 내고 빙어 입식을 진행하고 있다. (자료사진)/뉴스1 DB

대한민국 원조 겨울축제인 빙어축제는 지난 1998년을 시작으로, 인제군 남면 부평리 지역에서 개최되며 겨울놀이와 빙어잡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매년 겨울철 개최됐다.

빙어축제는 인제지역 인구의 6배가 넘는 20만명의 관광객이 몰려들 정도로 인기를 끌었으나 기후변화와 소양강댐 수위 상승으로 행사장 조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2022년과 올해 열리지 않았다.

축제 관계자는 “빙어축제는 소양강댐 조성으로 수몰, 소멸했던 인제지역의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는 중요한 행사”라며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축제 개최를 위해 관계기관에 건의하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현 상황이 계속된다면 사실상 축제 개최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eej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