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대생 1400여명 "尹 비상계엄 규탄…굳건히 맞설 것"
10일 오후 5시부터 1시간 50분 만에 모여
학생총회 열고 향후 대책과 대응 방안 논의 중
- 한귀섭 기자
(강원=뉴스1) 한귀섭 기자 = 영하권의 날씨에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성난 강원대학교 학생 1000여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10일 오후 5시 강원대학교 춘천캠퍼스 대운동장. 재학생들이 학생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강원대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이고 있었다. 곳곳에 설치된 부스에는 강원대 총학생회 주도하에 학생증을 지참한 학생들만 대운동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재학생들에게는 학생총회 안건서와 '민주주의에 그림자가 드리울 때 강원은 침묵을 깬다'는 피켓이 주어졌다. 학생들은 안내에 따라 차례대로 줄 맞춰 앉아 있었다. 총학생회는 인근을 지나는 재학생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강원대 총학생회는 이번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추후 계획을 논의하기 위해 학생총회를 진행했다.
총회는 전체 재학생의 10%인 1282명 이상이 모여야 성립된다. 강원대 총학이 최고의결기구인 학생총회를 소집하는 것은 지난 2019년 총장 직선제 개정을 위한 총회 이후 5년 만이다. 당시에는 정족수 미달로 개최되진 않았다.
영하 속 추위에 두터운 외투를 비롯해 핫팩, 마스크, 털모자를 쓴 재학생들은 '데이식스 HAPPY', 가호 시작, 동방신기 풍선, 황가람 나는 반딧불, 빅뱅 뱅뱅뱅, 로제 아파트 등 음악에 맞춰 응원막대를 흔들면서 서로를 격려했다.
이날 학생총회는 오후 5시부터 재학생들이 모이기 시작해 1시간 50여 분 만에 1425명이 모이며 정족수를 채웠다. 대운동장에 모인 학생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친구들과 인사를 나눴다.
이날 운동장 근처에서 학생총회를 지켜보던 사회과학대의 학생 A 씨(22·여)는 "학생들이 모인다길래 ITX-청춘 열차 시간도 미루고 성원이 되길 기다렸다"며 "강대생으로 이렇게 다 모여서 정말 뿌듯하고 기쁘다. 대통령 빨리 자진해서 하야나 국회에서 탄핵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또 강원대 졸업생도 이를 보고 "대견하다"며 추켜세웠다.
한편 강원대 총학생회는 이날 학생들이 모인 가운데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향후 대응을 논의 중이다. 순서는 입장문, 결의문, 자유발언 순이다.
강원대 총학생회는 최근 SNS를 통해 "강원대 학생 대표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규탄한다"며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해야 할 대통령이 저지른 만행은 국민 정서를 불안으로 밀어넣고, 군부독재 시기의 공포를 느끼게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의에 바탕을 둔 대학인의 양심을 가진 우리는 헌정질서를 짓밟는 이번 사태를 좌시할 수 없음을 표명한다"며 "백령인의 가치를 훼손하거든 강원대 6·8 투쟁의 정신을 이어받은 후배로서 굳건히 맞서겠다"고 했다.
han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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