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랑호 부교 공청회 또 무산…"존치 측 패널 자원자 없어"

(속초=뉴스1) 윤왕근 기자 = 강원 속초시의회가 영랑호 부교 철거 여부에 대한 시민 의견을 듣겠다며 준비했던 공청회가 또 무산됐다.

18일 속초시의회에 따르면 당초 오는 26일 속초시근로자종합복지관 1층 대강당에서 열려던 '영랑호 부교 철거 관련 시민의견 청취 공청회'가 취소됐다.

시의회는 "공청회 패널(발제·토론자) 신청자가 선정 인원보다 부족해 공정한 시민의견 청취가 어려워 개최가 취소됐다"고 사유를 설명했다.

당초 의회는 속초시민을 대상으로 공청회 토론에 나설 철거 찬성 2명, 반대 2명씩 패널을 모집해 왔다.

이에 그동안 부교 철거를 촉구해 왔던 속초고성양양환경운동연합이 철거 찬성 측 패널로 자원했다.

그러나 존치 측 패널에는 자원자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 패널 부족으로 인한 공청회 무산은 이번이 두번째다. 첫번째 개최 시도 때는 철거 반대 측에 '현직 시의원' 1명 외 나머지 패널 3명이 모아지지 않아 무산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속초시의회는 더이상 공청회 개최 시도는 무의미하다 판단, 오는 20일 시의회 차원에서 후속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방원욱 의장은 "행정소송에서 재판부가 철거 조처를 결정하면서 시민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라는 주문에 따라 공청회를 준비했던 것"이라며 "그러나 2번의 개최 시도 모두 무산됐기에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21년 11월 설치된 영랑호수윗길(영랑호 부교)은 영랑호 건너편을 잇는 총길이 400m, 폭 2.5m의 부교다. 민선 7기 김철수 속초시장 시절 북부권 관광 활성화를 목적으로 설치에 나서 26억 원을 들여 완성했다.

그러나 시민·환경단체는 이 부교 건설 추진 초기부터 "부교를 설치할 경우 국내 대표 석호인 영랑호의 생태계가 파괴된다"며 반대해 왔다. 이 같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당시 속초시가 부교를 건설해 개통하자 환경단체는 속초시를 상대로 같은 해 주민소송을 제기했다.

3년 가까이 이어진 소송에서 법원은 지난 7월 부교 철거와 이를 위한 조처를 이행하라고 결정했다. 다만 그 기한을 두진 않았다.

이에 부교 철거는 공유재산관리계획 승인 등 시의회에게 넘어간 상태다.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