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척 집 가야할 판" 춘천 석사동 아파트 이틀째 정전…720세대 고통

지난 14일 지하실 물탱크 터져 변전실 침수

14일 지하실 침수로 정전된 강원 춘천 석사동 아파트 단지.(독자 제공)

(춘천=뉴스1) 한귀섭 기자 = 강원 춘천시 석사동의 한 아파트 지하실이 침수되면서 주민들이 이틀째 큰 불편을 겪고 있다.

15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오후 5시 11분쯤 춘천 석사동의 한 아파트 내 지하 2층 물탱크가 터져 변전실이 침수됐다. 이에 따라 전력이 차단되면서 아파트 720세대가 정전이 된 상태다.

특히 전기뿐 아니라 수도까지 끊기면서 급수차에 주민들이 의존하는 상황이다.

춘천시는 이날 재난 문자를 통해 "아파트 주민들은 전기 기기의 전원을 모두 끄고 손전등을 사용하는 등 안전사고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신고를 접수한 소방 당국은 같은 날 오후 9시 18분까지 배수 작업을 한 뒤 춘천시에 상황을 인계했다. 다만 정전에 따른 승강기 멈춤으로 인한 구조는 없었다.

입주민 이모 씨(40대)는 "하루는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이틀째 이렇게 되는 것은 상당히 문제가 많다"며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는 급수차에서 받아온 물로 세수만 하고 학교를 갔고, 냉장고에 보관해 둔 음식은 모두 버리게 생겼다"고 토로했다.

이어 "휴대전화 충전도 못 해 직장에서 보조배터리까지 모조리 가져와서 충전을 시키고 있다. 오늘 전기가 안 들어올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화가 났다"며 "오늘 오후에도 복구가 안 되면 아이를 생각해서 인근 친척 집으로 가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지역 커뮤니티에도 입주민들의 불편 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전력 강원본부 관계자는 "현장의 판단으로는 오늘 복구는 무리가 있다고 보고 있다"며 "주민들께서 불편한 것은 알지만 안전을 위해 전기안전공사 등의 최종 점검 뒤에 한전에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han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