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소리에 위협 받은 여행객…왜 '경찰 미온 대응' 지적했나?

서울서 철원으로 친구와 여행…총소리에 경찰에 신고
경찰, 엽사 검찰에 송치 예정

ⓒ News1 DB

(철원=뉴스1) 한귀섭 기자 = 한적한 시골에서 총소리를 듣고 위협을 받아 경찰에 신고했는데도 자신의 숙소를 찾아오는 등 경찰의 미온적 대책에 30대 여행객이 진정서를 제출했다.

11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에 거주하는 최모 씨(31)는 지난 9일 오후 6시 30분쯤 철원 동송읍 장흥리의 마을을 산책하던 중 폭죽 소리로 생각하고 걷고 있었으나, 주변을 지나오던 길에 두 번째 총성이 들린 후 총알이 스쳐 지나가는 것을 느꼈다.

위협을 느낀 최 씨와 친구는 즉시 마을로 대피했고, 마을 초입에서 논두렁에 서 있는 남성을 발견하고 공포감을 느껴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3시간 30분 만에 엽사 A 씨(50대)를 체포했다. 하지만 A 씨는 "이날 사냥 준비를 위해 ‘영점 조절’을 하려고 총을 쐈을 뿐이며, 사람을 조준할 고의는 없었다”고 진술했다.

이에 경찰은 A 씨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귀가시켰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A 씨가 신고자가 묵었던 집 인근을 서성이고 있는 것을 최 씨와 친구가 발견했다. 위협을 느낀 최 씨와 친구는 서둘러 짐을 싸서 오전 3시쯤 서울로 향했다.

이에 최 씨는 경찰의 안이한 사건 해결과 신고자가 특정됐다면서 국가권익위원회, 경찰청 민원 신문고, 철원경찰서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최 씨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저와 친구는 심각한 불안과 생명의 위협을 느껴 이번 사건은 살인미수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럼에도 경찰은 조사를 마친 뒤 엽사를 풀어주고, 우리는 위협을 느껴 여행하다가 올라왔다. 이번 사건에 대해 경찰이 적극적으로 대처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당시 총은 산탄총이었으며, 유효거리는 30~40m이며, 150m에서 200m 정도 날아가는데 당시 신고자들은 200m 넘게 떨어져 있었다”면서 “당시 엽사가 집에서 자신의 논 쪽으로 쏘는 과정에서 인도 쪽에도 위협이 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추가 조사를 해봐야 하지만, 현재까지는 고의성은 없는 것 같고, 신고자를 알려주는 일은 절대 없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혐의로 A 씨를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경찰은 A 씨에 대한 추가 조사를 벌여 고의성이 확인되면 살인미수 혐의로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han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