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양미리' 사라지고 민통선엔 '아열대 키위'…기후변화 '실감'

도루묵 1년 새 60%↓…양미리는 절반 줄어
'고성 키위' 농가 면적 2㏊까지 늘어나

속초 양미리 조업 자료사진.(뉴스1 DB)

(속초=뉴스1) 윤왕근 기자 = 급격한 수온 상승으로 강원 동해안 겨울철 대표 어종인 양미리와 도루묵이 자취를 감춘 반면, 동부전선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일대 농가에선 아열대 작물인 골드키위 재배가 한창이라 기후변화를 실감케 하고 있다.

이지영 강원도의원이 도 해양수산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동해안 도루묵 어획량은 65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5톤) 대비 약 60% 급감했다.

양미리는 지난해 507톤에서 올해(261톤) 절반이 줄었으며, 동해안 대표 어종인 오징어도 982톤에서 601톤으로 40% 가까이 줄었다.

이에 11일 현재 '도루묵·양미리 축제'가 한창인 강원 속초에선 '양미리 없는 양미리' '도루묵 없는 도루묵 축제'가 현실화 될까 어민들이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강원도 해양수산국에 따르면 실제 지난달 23∼29일 동해 연안 수온은 19.4~21.4도로 평년보다 0.6~1.8도 높고,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3~1.7도 높다.

이는 도루묵과 양미리 산란 적정 수온인 6~11도보다 10도 안팎으로 높은 것이다.

이지영 도의원은 "기후변화에 따른 어업·어촌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파리 등 유해해양생물 관리계획을 신속히 수립해 사전 예방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북단 강원 고성서 키위 농가를 운영하는 홍연수씨.(강원 고성군 제공) 2024.10.28/뉴스1

반면 동부전선 민통선에선 아열대 작물인 ‘키위’가 재배되고 있다.

키위는 제주도, 남부 해안지방에 주로 재배되고 있으나 기후변화로 인해 재배 적지가 올라오면서 '동해안 최북단' 강원 고성에서도 재배되고 있다.

고성에서의 첫 키위 재배는 2017년 명파리 홍연수 농가를 시작으로 현재는 7개 농가, 면적은 2㏊까지 증가했고, 앞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성에서 키위 재배가 가능한 주요 요인으로는 바다와 인접해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해양성 기후로, 여기에 최근 기후 온난화의 영향을 받아 재배가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고성군에서는 2020년부터 시범사업으로 채택해 묘목, 재배시설 등 과원 기반 조성과 재배 기술 교육을 지원하였고, 또한 농촌진흥청에서 육성한 우수품종인 ‘감황’을 주력 품종으로 보급한 결과, 소비자들로부터 맛과 품질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윤형락 고성군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기후변화로 지역에서 키위 재배가 가능해 졌다"며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재배 기술을 정립, 농가 소득작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루묵찌개와 양미리 구이.(속초시 제공) 2024.11.7/뉴스1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