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색·흰색 봉지' 강에 떨어뜨렸다가 다시 주운 군 장교

'군무원 살해·시신 유기' 군 장교 현장 검증…취재진 질문엔 묵묵부답

6일 오후 강원도 화천 북한강 일대에서 여자 군무원을 살해한 뒤 북한강에 시신을 유기한 현역 육군 장교의 현장 검증이 열리고 있다.2024.11.6/뉴스1 ⓒ News1 한귀섭 기자

(화천=뉴스1) 한귀섭 기자 = 현역 육군 장교가 함께 근무하던 여성 군무원을 살해한 뒤 그 시신을 북한강에 유기한 사건에 대한 현장검증이 6일 진행됐다.

강원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이날 오후 4시부터 강원 화천 북한강 일대에서 육군 장교 A 씨(30대 후반)가 범행 당시 상황을 재연토록 하는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검은색 모자와 운동복, 흰색 양말에 슬리퍼 차림의 A 씨는 승합차를 타고 현장에 도착한 뒤 '피해자·유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 등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아무 답변을 하지 않은 채 발걸음을 옮겼다.

이날 현장검증은 '역순'으로 진행됐다. A 씨는 10여 명의 경찰과 함께 살해한 B 씨(33·여) 시신을 버린 곳으로 이동했고, 경찰관 손엔 검은색·흰색 봉지가 쥐어져 있었다.

6일 오후 강원도 화천 북한강 일대에서 여자 군무원을 살해한 뒤 북한강에 시신을 유기한 현역 육군 장교의 현장 검증이 열리고 있다.2024.11.6/뉴스1 ⓒ News1 한귀섭 기자

현장검증 중 보도 교량 중간 지점에 멈춰 선 A 씨는 경찰관과 계속 말을 주고받았다. 이어 그는 검은색 봉지 하나를 강에 떨어뜨린 뒤 주웠고, 흰색 봉지를 강에 떨어뜨린 뒤 다시 주웠다.

이어 다른 경찰관이 차량에 검은색과 흰색 봉지를 실었다. 13분가량 보도 교량에서 현장검증을 진행한 A 씨는 경찰과 함께 차로 이동, 검은색·흰색 봉지를 손에 쥐고 떠나는 모습을 재현했다.

경찰관들은 A 씨의 현장검증 과정에서 계속 무언가를 메모하는 모습이었다.

경찰은 또 현장검증 장소 인근에 배를 띄워 만일의 상황에 대비했다.

6일 오후 강원도 화천 북한강 일대에서 여자 군무원을 살해한 뒤 북한강에 시신을 유기한 현역 육군 장교의 현장 검증이 열리고 있다.2024.11.6/뉴스1 ⓒ News1 한귀섭 기자

A 씨는 현장검증을 마치고 타고 온 승합차로 이동하던 중에도 취재진으로부터 '유가족에게 미안하지 않으냐' '한마디 해달라' 등의 질문을 받았지만 역시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이날 현장검증은 약 17분간에 걸쳐 진행됐다.

A 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경기 과천 소재 군부대 주차장에서 자신의 차량에 함께 타고 있던 군무원 B 씨와 말다툼 끝에 목 졸라 살해한 뒤 그 시신을 훼손해 이튿날 화천 북한강에 유기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춘천지법 박성민 영장전담판사는 전날 살인 및 사체손괴, 사체은닉 혐의를 받는 A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han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