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봐줘, 차에서 담금주 마셨다" 음주운전 혐의 부인 공무원 상고

(강원=뉴스1) 신관호 이종재 기자 = ‘차에서 담금주를 마셨다’며 자신의 음주운전 혐의를 부인한 50대 공무원이 1심에 이어 2심 유죄판결에도 불복해 상고장을 내 대법원의 판단을 받을 전망이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강원 원주시 공무원 A 씨는 지난 4월 춘천지법 원주지원에서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선고를 받고, 사회봉사 80시간‧준법운전강의수강 40시간 처분을 받았다.

이 같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낸 A 씨는 2심인 춘천지법에서도 다시 재판을 받았지만, 2심 재판부는 이달 25일 그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러자 A 씨는 상고장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2021년 12월 9일 오전 2시쯤 강원 원주시 모 의료시설 주차장에서부터 시내 아파트 주차장까지 약 1.2㎞ 구간을 술에 취한 상태로 차를 몬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건의 1심 재판부는 A 씨가 당시 주차 중 다른 주차된 차와 접촉 사고도 냈다고 밝혔다.

또 현재까지 재판에서 다뤄진 사건 내용을 종합하면, 경찰관이 사건 당일 오전 8시 13분쯤 A 씨의 음주 여부를 측정했을 당시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22%였다고 한다.

A 씨와 그 변호인은 1심에서 '접촉 사고 후 차에서 담금주를 마신 사실이 있을 뿐 술 마신 후엔 운전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음주운전 혐의를 부인했다.

A 씨 측은 '사건 전날 부친의 집에서 6년근 인삼 중 5뿌리와 담금주용 소주를 450밀리리터(mL)짜리 생수병에 넣고 보관하다 접촉 사고 후 차에서 마신 것'이라며 '사건 발생 전 장례식장에서 술을 마신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은 당시 경찰관이 'A 씨로부터 장례식장에서 소주 2병 정도를 마셨다. 공무원이니 한 번만 봐 달라'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진술한 점에 주목, A 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A 씨 측은 '그런 말을 한 기억이 없다'고 밝혔으나, 1심은 △경찰관이 특별히 허위 사실을 진술할 동기가 없고, △경찰관이 A 씨에게 들은 게 아니라면 애초 A 씨가 장례식장에 다녀왔다는 사실 자체를 알 수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1심은 "피고인이 범행을 부인하고 2회의 동종 벌금형 전력이 있다"면서도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추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항소절차에 따라 열린 2심 역시 “원심의 판결은 적정하다”고 밝혔다.

skh8812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