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정육점이어 고양 문구점도 피해'…군 간부 사칭 구매 사기 속출

정선 정육점 이어 경기도 고양의 한 문구점도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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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뉴스1) 한귀섭 기자 = 강원 정선군의 한 정육점에서 발생한 ‘군 간부 사칭 사기’ 사건에 이어 최근 경기 고양시의 한 문구점에서도 같은 수법의 사건이 일어나는 등 자영업자를 상대로 한 군인 사칭 사기행각이 잇따라 확인되고 있다.

24일 뉴스1 취재 결과 경기 고양시에서 문구점을 운영하는 A 씨는 지난 15일 자신을 국방부 소속 김모 대위라고 소개한 한 남성으로부터 “고아원에 기부하기 위해 78만 원 상당의 문구류를 구매하고 싶다”고 요청을 받았다. 이 남성이 물품 구입을 문의하면서 국방부 협업서까지 보내자, A 씨는 이를 믿을 수밖에 없었다.

사흘 뒤 이 남성은 A 씨에게 “북한과의 상황으로 인해 전투식량을 비축하려 하는데, 지난번 주문한 문구류와 함께 식품류도 준비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A 씨는 자신은 식품류를 취급하지 않는다며 이를 거절했다. 그러자 이 남성은 A 씨에게 유통업체 관련자라며 B 씨를 소개해 줬다.

B 씨는 A 씨에게 880만 원 상당의 식품견적서를 보내며 “입금하면 배송해 주겠다”고 했고, 이에 속은 A 씨는 보내준 계좌번호로 돈을 입금했다.

이후 B 씨는 A 씨에게 “예산이 늘어났다”며 2400만원 추가 견적서를 보냈고, A 씨는 추가로 돈을 보냈다.

하지만 군인을 사칭한 남성은 약속한 날짜와 시간에 문구점에 나타나지 않았고, 전화 연결도 되지 않았다.

경기도의 한 문구점 주인이 받은 국방부 소속 군인 사칭 공문.(A씨 측 제공)

이에 A 씨는 다급히 B 씨에게 연락했고 “회사 업무가 늦게 끝나, 다음 주 월요일 오전에 환불해 주겠다”고 했으나 입금은 되지 않았다.

그때서야 A 씨는 사기를 당했다고 인지하고, 국방부에 연락했으나 김모 대위로 복무 중인 사람은 없다는 답을 들었다. 군인을 사칭 사기범에게 피해를 입은 A 씨의 피해 금액은 3280만 원에 달한다.

A 씨의 딸은 뉴스1과 통화에서 “사기를 친 사람의 메신저 이름을 최근 바꿔서 활동하는 것 같았다”며 “경찰에 신고는 한 상태인데, 추가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빨리 범인을 잡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정선에서도 군 간부를 사칭한 사기 범행이 발생한 바 있다. 자신을 '박 모 중사'라고 소개한 이 신원미상의 남성은 지난 3일 정선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C 씨에게 군부대 회식용이라며 돼지고기 170만 원 어치를 주문했다.

C 씨는 해당 남성이 공무원증 사진과 여단장 직인이 군부대 물품공급 확약서를 보내와 이를 믿고 주문을 진행했다.

이후 해당 남성이 주문한 고기를 가지러 오기로 한 날, C 씨에게 ‘와인을 대신 주문해달라’고 업체 명함을 보냈고, C 씨는 와인값으로 500만 원을 송금했다. 이후 해당 남성은 잠적했고, 더 이상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에 C 씨는 '대량의 고기와 와인을 주문해 놓고 상대방이 잠적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진정서를 경찰에 제출,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han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