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포호에 '인공분수' 안돼"…강릉 시민단체 반대

강릉시 '물순환·수질개선' 위해 분수 설치 추진
단체 "개선 효과 과대포장…생태계 악영향" 주장

강원 강릉시가 경포호 내 수질개선과 물순환을 목적으로 설치를 추진 중인 수중폭기시설(인공분수) 조감도.2024.10.23/뉴스1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강원 강릉시가 수질개선을 이유로 동해안 대표 석호(潟湖)인 경포호에 물순환 시설 및 수중 폭기시설(분수 포함) 설치를 추진하자 지역 환경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경포호수 인공분수 설치를 반대하는 시민모임'은 23일 강릉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포 호수 대규모 인공분수 설치 사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경포호수는 6000년의 역사를 지닌 석호로 생태계의 보고이자 강릉지역의 소중한 자연유산"이라며 "생태 경관자원인 석호에 인공 구조물이 한번 설치되면 자연호로서의 가치가 상실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인공분수를 설치하고자 하는 장소는 경포호를 찾는 겨울 철새들의 주요 먹이터"라며 "인공분수에서 나오는 물이 호수 내 추가적인 흐름을 발생시키면, 퇴적물의 분산이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경포호수 인공분수 설치를 반대하는 시민모임'이 23일 강릉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포 호수 대규모 인공분수 설치사업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시민단체 제공) 2024.10.23/뉴스1

단체는 "검증되지도 않은 분수의 수질 개선효과를 과대포장해 시민의 혈세를 들이는 인공분수 설치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강릉시는 강릉 경포대와 경포호 내외 수질개선을 위해 250억 원을 투입해 길이 400m, 최고 높이 150m의 인공분수(수중 폭기시설)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시는 해당 사업 추진을 위해 최근 사업 설명회를 열고 주민동의서를 받고 있다.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