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게 오갈 수 있었으면…" 고성 통일전망대 하루 만에 운영 재개(종합)
개장시간 맞춰 방문객 100여명 찾아…민통선 출입 통제도 해제
- 윤왕근 기자
(강원 고성=뉴스1) 윤왕근 기자 = "이런 신고 절차 없이 하루빨리 자유롭게 오갔으면 좋겠어요."
북한이 동해·경의선 남북 연결도로를 폭파한 다음 날인 16일 강원 고성 통일전망대가 운영을 재개했다. 통일전망대는 전날 북한의 도로 폭파로 남북한 간의 긴장이 높아지면서 운영이 일시 중단됐었다.
이날 오전 8시쯤 통일전망대 관문인 출입신고소엔 첫 출발시간(오전 9시) 전임에도 이미 100여명의 방문객이 몰려드는 등 오히려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신고소 주차장엔 단체 관광객을 태우고 온 전세버스가 2대 주차돼 있었고, 승용차도 20여대가 보이는 등 개별 방문객도 많았다.
이들 방문객은 신고소에서 출입 절차를 마치고 전망대로 향하는 버스를 기다리며 기념품 판매점에서 망원경, 기념품 등을 골랐다.
김모 씨(60대)는 "어제(15일) 하루 종일 북한의 도로 폭파 뉴스로 도배돼 혹시나 (전망대에) 가지 못할까 봐 걱정했다"며 "출입이 재개됐다고 해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특히 "북한이 남북 관계 단절을 선언하고, 우리 돈을 들여 만든 도로까지 폭파하는 것을 보니 북한 내부가 심상치 않은 것 같다"며 "북한 지도부가 정말 주민을 위한다면 미련을 버리고 어서 빨리 개방의 길로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불과 수㎞ 떨어진 북쪽 땅을 보겠다고 이런 복잡한 (출입) 신고를 한다는게 '아이러니' 아니겠느냐"며 "이런 절차 없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도 했다.
당국이 이날 동부전선 최전방 강원 고성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에 대한 통제를 해제하면서 통일전망대 운영 재개와 함께 전날 민통선 이북 지역에서 농사일하다가 갑자기 나온 '동해안 최북단 마을' 주민들도 다시 생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현재 강원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 주민 20여명은 민통선 이북지역 영농지에서 들깨 베기 등 막바지 수확 작업을 진행 중이다.
김남명 명파리 이장은 "오늘 민통선 출입 통제가 해제되면서 민통선 내에서 농사일하는 주민들이 들어가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날 폐쇄된 동해안 최북단 '저도어장'은 이날은 기상악화로 열리지 않았다. 이날 오전 9시를 기해 강원 북부 앞바다와 동해중부 앞바다엔 풍랑주의보가 발효됐다.
또 북방어장은 '입어 척수 미달'로 개장하지 않았다. 북방어장이 열리기 위해선 최소 3척 이상 어선이 입어해야 한다.
속초해양경찰서는 전날 북한의 남북 연결 도로 폭파와 관련한 군 당국의 협조 요청에 따라 저도·북방어장 등에서 조업 중이던 우리 어선 57척을 철수시켰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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