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동요 없지만" 동해안 최북단 명파리 주민들 긴장 속 가을걷이

명파리 이장 "민통선 내 영농작업 한창…지난주 잠시 제한"
11~13일 통일전망대 운영 중단…오늘부터 재개

북한의 도발로 긴장 상태가 높아졌던 2022년 11월 강원 동해안 최북단 마을인 강원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 일대.(뉴스1 DB) ⓒ News1 윤왕근 기자

(강원 고성=뉴스1) 윤왕근 기자 = 북한이 국경선 부근 포병부대에 완전 사격 준비태세를 갖추도록 지시하고, 동해선 도로에서 폭파작업을 준비하는 정황이 포착되는 등 도발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강원 동해안 최북단 접경지 주민들은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에 생업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지난주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출입이 일부 제한되고 안보관광지 통일전망대가 주말 동안 운영을 중단해 긴장감이 돌고 있다.

14일 강원 고성군에 따르면 이날 민통선 이북지역에 대한 출입통제나 이동자제 권고 등 비상조치는 내려지지 않았다. 동해안 최북단 어장인 저도어장도 특별한 정황 없이 정상 조업 중이다.

'동해안 최북단 마을'인 현내면 명파리 주민들도 평소처럼 민통선 이북지역 내 영농지를 드나들며 막바지 벼 수확을 하거나 들깨를 거둬들이고 있다.

다만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전 군 당국에서 민통선 내 영농인들의 출입을 제한했고, 지난 11~13일 고성 통일전망대 운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김남명 명파리 이장은 "오늘(14일)은 민통선 출입이 허가돼 30여명의 출입 주민들이 벼 베기와 들깨를 수확하고 있다"며 "이런 도발이 한두번이 아니기에 아무래도 오히려 무덤덤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김 이장은 "뉴스를 보니 그동안의 도발 징후보단 수위가 높은 것 같아 개인적으론 우려가 크다"며 "어제 뒷산에 올라가보니 대북확성기도 여전히 울려퍼지고 있더라"고 말했다.

지난 6월 북한의 오물풍선 도발로 남북 긴장상태가 고조되던 당시 고성군 명파리 일대.(김남명 이장 제공) 2024.10.14/뉴스1

남북한 간의 긴장상태가 장기화할 경우 동해안 최북단 주민들에게 '안전'만큼이나 큰 문제는 바로 '생계'다.

명파리 주민들은 대부분 민통선 내 농지에서 농사를 짓고, 또 일부는 동해안 최북단 어장인 저도어장에서 조업하며 생계를 유지하기 때문에 남북 긴장상황이 생업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2022년 11월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로 막바지 조업이 한창이던 저도어장이 폐쇄되면서 어민들이 철수한 적도 있다.

최태욱 전 재경고성군민회장은 "아무래도 접경지 주민들은 안보상황에 따라 안전은 물론이거니와 생계가 직결되기 때문에 예민할 수 밖에 없다"며 "빨리 대화 관계가 개선돼 접경주민들이 공포스런 상황에서 벗어나 일상을 보낼 수 있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남한 무인기가 이달 3일과 9일, 10일 평양시 중구 상공에 침범해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북한은 국경선 부근 포병부대에 완전 사격 준비 태세를 갖추도록 지시했다고 13일 밝혔다.

우리 군도 북한 측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도발로 긴장 상태가 높아졌던 2022년 11월 강원 동해안 최북단 마을인 강원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 일대 자료사진.(뉴스1 DB) ⓒ News1 윤왕근 기자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