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물들고 있다"…강원 '단풍 스테디셀러'는 바로 여기
진고개·한계령 국도 옆 펼쳐진 '오색 커튼'
월정사 선재길·설악산 주전골 '단풍 1번지'
- 윤왕근 기자
(속초=뉴스1) 윤왕근 기자 = 단풍의 계절이 왔다. 유난히 더웠던 여름이 길어지면서 국내 대표 단풍 명소인 설악산에선 이달 4일에야 첫 단풍이 관측됐다.
일반적으로 단풍 시작으로부터 약 20일 이후 나타나는 '단풍 절정'을 즐기기 위해선 지금부터 여행 준비를 해야 한다.
설악산·오대산 등 '단풍 스테디셀러'가 즐비한 강원의 산하는 이미 울긋불긋하게 옷을 갈아입고 손님을 향한 손짓을 보내고 있다.
강원 단풍 명소는 대부분 험준한 산악지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등산화 끈을 단단히 조여 매고 구석구석을 들여다봐야 제맛이 난다. 그러나 이마저도 싫은 '귀차니스트'라고 해서 아예 볼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차를 타고 강릉 연곡면과 평창 대관령면을 잇는 국도 6호선 '진고개' 구간을 지나면 어렵지 않게 울긋불긋 물든 단풍을 즐길 수 있다. '오색 커튼' 길 양옆으로 단풍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양양군 서면 오색리에서 인제군 북면 한계삼거리를 잇는 44번 국도 한계령 구간도 '단풍 드라이브' 명소다. 이 구간에선 만경대의 단풍 절경부터 이름 모를 봉우리 곳곳에 물든 설악의 오색 단풍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오대산 자락 단풍 '1번지'는 월정사에서 상원사로 이어지는 선재길이다. 월정사 일주문을 시작으로 전나무숲길, 월정사, 동피골 등을 지난 상원사까지 약 10㎞ 정도 코스다.
매년 가을 단풍철이면 해당 코스 양옆으로 단풍 커튼이 펼쳐지고 단풍 카펫도 깔린다. 특히 월정사 초입에 자리한 전나무 숲길이 아름답다.
오대산 국립공원 내 소금강 계곡 광폭포 일대도 빼놓을 수 없는 단풍 명소다. 광폭포~만물상~구룡폭포~식당암 구간에선 기암괴석 사이 고개를 내민 단풍의 절경을 구경할 수 있다.
오대산 정상인 노인봉에서 보는 단풍 파노라마도 빼먹으면 안 된다.
10월 말과 11월 초쯤 만추(晩秋)에 접어들면 강원 원주에선 1년 중 단 2주만 자태를 드러내는 수령 800년 은행나무의 노란빛으로 일대가 물든다. 원주시 문막읍 '반계리 은행나무'다.
반계리 은행나무는 천연기념물 제167호로 지정돼 있다. 이 나무는 아파트 10층 이상 높이에 둘레만 15m 안팎으로서 성인 남성 10명이 두 팔을 크게 벌려야 겨우 안을 수 있다.
반계리 은행나무에 대해선 '나무 속에 커다란 흰 뱀이 살고 있어 아무도 손대지 못하는 신성한 나무'라는 전설이 마을 주민들로부터 전해져 온다. 가을에 이 나무에 단풍이 일시에 들면 다음 해는 풍년이란 속설도 있다.
'가을 손님'들은 매년 단풍철 전국을 떠돌다 결국 '단풍 성지' 설악산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만추에 접어들면 많은 인제 설악산 백담사 일대도 오색 빛이 된다. 백담사 단풍은 이 사찰에 담긴 많은 사연과 겹쳐 희로애락을 느끼게 해준다.
남설악 단풍 1번지인 오색지구 주전골에선 약수터탐방지원센터~용소폭포 탐방지원센터의 3㎞ 코스가 '단풍 커튼'으로 변한다.
'주전골'이란 이름을 두곤 용소폭포 입구에 있는 시루떡 바위가 마치 엽전을 쌓아놓은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것이란 얘기가 있다. 한계령을 넘던 강원도 감찰사가 이 일대에서 엽전을 만들고 있던 무리를 발견한 데서 유래했단 설도 있다.
인접한 흘림골에서 굽어보는 만경대 단풍도 일품이다. 수렴동에서도 가을을 만끽할 수 있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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