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지갑 훔쳤던 동창 우연히 만나 때린 40대…항소심서 선처
1심, 약식명령 동일 벌금 50만 원…2심, 선고 유예
"옛일로 폭행 정당화할 수 없지만, 참작할만한 사정"
- 신관호 기자
(춘천=뉴스1) 신관호 기자 = 40대 남성이 과거 자신의 지갑에 손을 대 처벌받았던 고교동창을 식당에서 우연히 만나 때린 혐의로 1심 법정에서 벌금형 처분을 받았으나, 항소심을 통해 벌금형의 선고유예 판결을 받는 등 선처를 받았다.
춘천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심현근)는 폭행 혐의로 1심에서 벌금 50만 원을 선고받았던 A 씨(40‧남)의 항소심에서 원심판결을 파기, 벌금 50만 원에 대한 선고를 유예했다고 28일 밝혔다.
A 씨는 작년 7월 11일 오후 9시 30분쯤 강원 원주시 한 식당에서 고교동창 B 씨의 머리를 손으로 1대 때린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과거 자신의 지갑에 손을 대 처벌받았던 B 씨를 보게 되자 ‘너 아직도 사기치고 다니냐’, ‘나한테 미안해야 되는 거 아니냐’며 때린 혐의다.
이 사건으로 애초 벌금 5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던 A 씨는 정식재판청구 절차를 거쳐 1심 법정에 섰으나, 같은 수준의 벌금형이 유지되는 판결을 받았다.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피해자가 수년 전 피고인의 지갑을 절취하고 이를 배상하지 않은 전력이 있다고 해도, 피고인이 식당 내 여러 사람이 있는 가운데 피해자에게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을 하며 폭행한 행위는 충분히 처벌받을 만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이러자 A 씨는 1심의 형이 무거워 부당하고, 사실을 오인한 점이 있다는 식의 주장을 펼치며 항소했다. 그는 “자신과 B 씨는 30년 넘게 알고 지낸 친구 사이로, 가볍게 툭 친 것에 불과하고, 형법상 폭행에 해당하는 물리적인 마찰은 없었다”는 식으로 주장했다.
2심은 선처가 필요하다고 봤다. 2심 재판부는 과거 사건이 있었다고 해도, 폭행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점에서 1심과 동일하게 판단했으나, 참작할 만한 사정은 있다고 본 것이다.
또 A 씨의 형사처벌 전력이 없고, 폭행의 정도가 비교적 경미하다고 판단하면서 1심의 형이 다소 무겁다고 판단, 벌금형의 선고를 유예했다.
skh8812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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