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 '400~500㎜ 물폭탄'에 도로 침수·땅꺼짐 등 피해 속출(종합2보)
제주 삼각봉 583.5㎜·경남 창원 446.7㎜·강원 설악동 328.5㎜
나무전도·도로침수·낙석에 정전·보육원 대피도…산사태 우려↑
- 신관호 기자
(전국=뉴스1) 신관호 기자 = 14호 태풍 풀라산에서 약화한 열대저압부가 우리나라를 지나면서 최근 이틀 사이 전국 주요지역에 많게는 400㎜ 안팎의 폭우가 쏟아지며 피해가 속출했다. 해상에선 강풍을 동반한 폭우와 최대 파고도 5m 이상을 기록한 곳이 속출한데 이어 해안가 안전도 위험한 상황이다.
21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0일 0시부터 21일 오후 4시까지 전국 주요지점 누적 강수량은 수도권의 경우 현덕면(평택) 191.0㎜, 평택 186.5㎜, 수원 167.2㎜ 등으로 집계됐고, 강원에선 설악동(속초) 328.5㎜, 미시령(인제) 274.0㎜, 강릉 182.1㎜ 등으로 기록됐다.
충청권에선 서산 271.1㎜, 정림(대전) 270.0㎜, 홍성 201.3㎜ 등으로, 전라권에선 순천 309.4㎜, 진도군 307.7㎜, 유치(장흥) 301.5㎜, 장수 235.7㎜ 등의 누적 강수량을 기록했다. 경상권 역시 창원 446.7㎜, 진북(창원) 432.5㎜, 부산 314.6㎜ 등의 강수량을, 제주에선 삼각봉 583.5㎜, 사제비 399.0㎜ 등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이 같은 폭우로 21일 오후 4시 기준 전남‧경상권에 호우특보가 발효 중이다.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60~100㎜ 비가 내리고 있고, 이외 시간당 5~20㎜의 비가 내리는 곳이 있다.
악천후로 인해 지난 20일부터 이틀간 전국에선 각종 피해가 잇따랐다. 경기에선 연천군 임진강 최북단 남방한계선에 위치한 필승교 수위가 21일 1m를 넘어 주변 행락객, 주민 대피 안내가 이뤄졌다. 인천에선 지난 20일 밤 강화군 송해면 철산교 인근 바위가 떨어졌는데, 강풍·폭우 영향으로 파악된다.
강원에서도 나무가 쓰러졌다는 신고가 속출했고, 춘천 국도 5호선 주변 토사가 유출되는가 하면 낙석도 발생해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이외 10여 곳의 둔치주차장과 산책로 등이 통제됐다. 충북 청주에선 21일 새벽 환희교 일원에 홍수경보가 내려져 인근 보육원에서 50여 명이 대피했다. 세종에선 배수불량 신고가 잇따랐고, 버스운행이 일부 중단되기도 했다.
대전과 충남에선 당진 역천 채운교에 대한 홍수경보와 대전 인창교 지점에 대한 홍수주의보가 잇따라 발령됐다. 충남 서산 동문동 우수저류시설이 범람해 인근 공원이 물에 잠겼고, 태안에선 캠핑장이 침수됐다. 경북에선 비 피해를 우려해 울릉도, 봉화, 영주 등 400명이 넘는 주민이 미리 대피했고, 경남에선 김해 내덕동의 한 자동차운전전문학원이 침수됐다. 또 창원터널과 불모산터널이 산사태 우려로 통제됐다.
전북 진안군 백운면 한 마을 주변 도로구간도 하천 범람으로 전면 통제됐고, 전남 광양시 옥룡면에선 비바람에 나무가 쓰러져 전신주를 덮치는 등 248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겨 긴급 복구 작업이 벌어지기도 했다. 제주에선 호우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해상에서 카약을 타다 표류하던 관광객이 구조되기도 했다.
한편 산림청은 21일 오전 10시를 기해 부산, 전남, 전북 등 9개 시·도의 산사태 위기 경보 수준을 ‘주의’에서 ‘경계’ 단계로 상향해 발령했다.
skh8812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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