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역주행·어선 충돌 3명 사망·흉기 피살'…추석 연휴 ‘폭염 수난사고’까지

프로야구 경기장서 온열 질환 43명 발생
올해도 잇단 음주 사고…'이웃 살해' 80대 체포

16일 오전 7시 36분께 전북 군산시 십이동파도 남쪽 7.5㎞에서 35톤 어선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해 해경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해경은 선원 8명 전원을 구조했으며 3명은 의식이 없는 상태다. (해경 제공) 2024.9.1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전국=뉴스1) 윤왕근 김동규 박소영 손연우 신관호 윤일지 이시명 조아서 장수인 기자 = 닷새 간 이어진 추석 연휴 간 전국 곳곳에서 사건·사고가 잇따라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올해 역시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가 반복됐고, 해상에선 대형 운반선과 어선이 충돌해 3명이 숨졌다. 국도 터널에선 '역주행 사고'가 나 2명이 사망했고, 이웃을 흉기로 살해한 80대가 경찰에 자수하기도 했다.

'추석(秋夕)'이 아닌 '하석(夏夕)'이라는 말이 나올만큼 무더운 날씨가 이어진 가운데, 프로야구 부산경기에서 40여명의 온열질환자가 무더기로 발생했다.

◇운반선-어선 충돌로 3명 사망…수난사고 잇따라

연휴 셋째 날인 지난 16일 전북 군산 해상에선 대형 석유 운반선과 어선이 충돌해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났다.

군산해경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36분쯤 군산시 십이동파도 남쪽 7.5㎞ 해상에서 1687톤급 석유 운반선과 35톤 어선이 충돌했다.

이 사고로 어선이 전복되면서 승선원 8명 중 70대 선장 C 씨 등 3명이 숨졌다. 해경은 운반선 선장 등 관계자 2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검거해 조사 중이다.

'가을 더위'가 이어지면서 수난사고도 잇따랐다.

명절 당일인 17일 오후 인천 중구 영종도 해상에서 20~30대 외국인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해경에 구조됐다. 심정지 상태였던 D 씨는 병원에서 사망 판정을 받았다.

앞서 같은 날 오전 강원 삼척 용화해변 인근 방파제에서도 20대 남성 E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E 씨는 지난 14일 오후 이 해변 물양장 인근해상에서 실종, 해경과 소방이 합동수색을 벌여왔다. 수영을 하다 파도에 휩쓸린 것으로 추정된 E 씨는 이날 인근 어선으로부터 발견됐다.

지난 16일 오전엔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물놀이하던 20대 외국인 남성이 바다에 빠져 숨졌고, 같은 날 오전 경남 통영 동호항에 정박한 선박 사이에서 5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이날 오전 인천 영종도 왕산해수욕장에서도 60대 남성이 물놀이 중 바다에 빠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16일 오전 7시 36분께 전북 군산시 십이동파도 남쪽 7.5㎞에서 35톤 어선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해 해경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해경은 선원 8명 전원을 구조했으며 3명은 의식이 없는 상태다. (해경 제공) 2024.9.1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사람을 죽였다" 80대 자수…60대 여성 흉기 피살

추석 당일인 지난 17일 인천에선 이웃 주민을 흉기로 살해한 80대 남성 A 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연수서에 따르면 A 씨는 이날 낮 12시6분쯤 인천 연수구 연수동 한 아파트에서 이웃주민인 70대 남성을 B 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다.

범행 직후 A 씨는 '사람을 죽였다'며 112에 직접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119 구급대원이 출동했을 때 B 씨는 숨진 상태였다.

경찰은 B 씨의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으며,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연휴 첫날인 지난 14일 부산 해운대의 한 아파트에선 60대 여성 B 씨가 흉기에 찔려 피를 흘린 채 숨진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범행도구로 의심되는 흉기를 확보하고 가족과 주변인을 상대로 수사하고 있다.

지난 16일 강원 영월군 영월읍 영월 2터널 교통사고 현장.(강원도소방본부 제공)

◇'터널 역주행'으로 30대 가장 참변…음주 사고도

명절 전날인 16일 강원 영월의 한 국도에선 터널을 역주행하던 차량과 일가족 6명이 타고 있던 승합차가 충돌해 30대 가장 등 2명이 숨졌다.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27분쯤 영월군 영월읍 영월2터널에서 카니발 승합차가 마주 오던 셀토스 차량과 정면으로 충돌했다.

이 사고로 30대 카니발 운전자와 20대 셀토스 운전자가 숨지고 일가족 5명이 부상을 입고 원주지역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셀토스 차량이 제천방향으로 역주행하다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 중이다.

올해 역시 음주운전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지난 17일 오전 7시 55분쯤 광주 서구 마륵동의 한 도로에서 30대 F 씨가 운전하던 SUV 차량이 가로등을 들이받았다.

사고 당시 F 씨는 면허 취소 수준인 혈중알코올농도 상태로 운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F 씨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할 방침이다.

연휴 둘째 날인 지난 15일 0시 45분쯤 인천 미추홀구 도화동의 한 교차로에서도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은 60대 트럭 운전자가 신호대기 중이던 차량 3대를 잇따라 들이받았다.

운전자 G 씨의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G 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 등의 혐의로 입건됐다.

17일 전북 전주 완산구 중화산동 효자다리 인근 도로에선 음주운전 의심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을 피해 도주하던 20대 쏘렌토 운전자에 의해 차량 4대가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쏘렌토 운전자 등 2명이 중상을 입고, 5명이 경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연휴 첫날인 지난 14일 부산 사하구 당리동의 한 아파트 지상 주차장에서도 만취한 무면허 전기트럭 운전자가 차량 5대를 잇따라 들이받는 사고가 났다.

사고를 낸 차량은 인근 주택으로 추락했고,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있었다. 운전자 H 씨(50대)는 무면허에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이었는데, 경찰에 급발진을 주장하고 술은 "어제 마셨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4일 부산 사하구 당리동 사고 현장(부산경찰청 제공)

◇"추석 아닌 하석" 부산 프로야구 경기장서 온열환자 43명 발생

'추석(秋夕)'이 아닌 '하석(夏夕)'이라는 말이 나올만큼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부산에선 프로야구 경기를 보던 야구팬 43명이 무더기로 온열질환 증세를 보였다.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4시 20분쯤 부산 동래구 사직야구장에 "야구 경기를 보던 관중이 더위를 먹고 쓰러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롯데 자이언츠-LG 트윈스 경기 관람하던 11세 I군이 현기증과 구토 증세 등 온열 질환 증세를 보여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날 I군 외에도 발열과 어지럼증, 구토 증세 등 온열증상을 호소한 관중 42명이 의무실을 찾아 응급처치를 받았다.

앞서 지난 14일과 15일 경기에서도 각각 23명과 18명의 관중이 온열증상을 보였다.

부산에는 현재 지난 6일 폭염주의보를 시작으로 발효 중인 폭염특보가 13일째 이어지고 있으며, 이날 오후 3시 현재 폭염경보로 격상된 상태다.

전주시 완산구 중화산동 효자다리 인근서 차량 4대가 추돌한 사고 현장(전북 소방 제공)/뉴스1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