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동해' 강원도 곳곳 '삭도 열풍'…환경 파괴 '논란'
강원도 구상 6개 노선 중 '우선 추진' 연내 발표
'더글로리~도깨비 성지'도…관건은 인허가·환경 파괴 논란
- 윤왕근 기자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해안과 산악을 바로 잇는 케이블카는 전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상상만 해도 멋지다."
지난 7월 8일 강원도청 제2청사(글로벌본부) 개청 1주년 즈음 강릉을 찾은 김진태 강원도지사의 말이다.
강원도엔 지금 '케이블카 열풍'이 불고 있다.
설악권(속초·고성·양양·인제)을 비롯한 강원 전역의 '41년 숙원'이었던 설악산 오색케이블카가 올해 정식 첫 삽을 뜨자, 천혜의 관광자원이 즐비한 지역 곳곳을 케이블카로 이어 '전국 제일 관광지'의 명성을 확고히 하겠단 계획이다.
실제 지난해 오색케이블카 추진이 공식 결정된 직후, 강원도는 강릉~평창 구간 등 신규 케이블카 노선 설치 추진을 추진해 왔다.
그 결과 △강릉~평창케이블카(강릉시·평창군) △치악산케이블카(원주시) △대이리군립공원케이블카(삼척시) △금학산케이블카(철원군) △울산바위케이블카(고성군)로 △소돌~영진 북강릉 케이블카(강릉시) 6곳으로 노선이 추려졌다.
도는 이들 6개 신규 케이블카 노선 중 우선순위를 정해 연내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이중 강릉 성산면 어흘리에서 평창 선자령을 잇는 강릉~평창 케이블카(대관령 케이블카)는 국내 최장인 5㎞ 구간으로 추진된다.
'겨울왕국' 평창군 대관령면 해발 1157m에 위치한 선자령은 겨울산을 즐기는 등산객들에겐 스테디셀러로 꼽히는 관광지다. 만약 이곳에 케이블카가 생긴다면 겨울 선자령 눈과 동해 비경을 한눈에 담으며 강릉에 닿을 수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강릉에 도착한 관광객은 차로 20여 분 정도만 가면 경포해변 바다에 발을 담글 수 있다. 반대로 여름철 경포해변 피서객은 물놀이가 지겨워지면 케이블카를 타고 해발 1000m의 '폭염피난처'인 대관령 자락에서 '천연 에어컨'을 쐴수 있다.
실제 6개 노선 중 '1순위 추진'이 유력한 것도 '대관령 케이블카'다. 이미 세부적인 노선이 정해진데다 두 지역이 공동 타당성조사 용역 최종보고회에까지 마친 상태이기 때문이다.
6개 노선 중엔 'K-드라마의 성지'를 오갈 수 있는 케이블카도 속해 있다.
주문진읍 소돌항과 영진해변을 잇는 ‘북강릉 케이블카’다. 북강릉 케이블카 조성사업은 주문진읍 소돌항과 영진항을 잇는 편도 4.8㎞ 규모로, 2028년 착공을 목표로 한다.
해당 노선이 오가는 소돌항 인근엔 '더글로리 등대'가 있고, 영진항 근처엔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인 방사제가 위치해 있다. 두 드라마는 모두 강릉 출신 김은숙 작가가 대본 집필을 맡은 작품이다.
강원도는 이 같은 신규 케이블카 추진을 위해 기존 오색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하던 '설악산 오색삭도 추진단'을 '삭도추진단'으로 재편하고, 해당 시·군과의 협업체계를 구축 중이다. 또 전문가 자문단을 구성해 입지 여건에 따른 경제성, 환경성을 최우선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그러나 관건은 오색케이블카 설치 추진사업을 40년 이상 멈춰 세웠던 '인허가' 부분이다. 현재 해당 케이블카 추진에서 가장 중요한 절차인 '환경영향평가'는 '강원 특별법'으로 얻어낸 상태다. 그러나 이후 거쳐야 할 인허가만 16단계에 이른다.
실제 지난 7월 8일 강원도청 강릉2청사를 찾은 김진태 지사도 "강릉~평창 케이블카는 '백두대간 보호법'에 의한 규제를 받아 당장 허가를 받을 순 없는 상황"이라며 "인허가를 위해 동시다발적으로 움직여 4~5년 내 착공하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한 바 있다.
케이블카 사업의 또 다른 관문은 '환경 파괴' 논란이다. 이와 관련 강원도는 자연 보존을 기본으로 한 '친환경 케이블카' 조성을 장담하고 있다.
강원도 글로벌본부 관계자는 "6개 노선 중 우선 추진 구간 선정을 위한 논의와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아직까지 결정된 부분은 없으며, 면밀한 검토 이후 연내 우선 추진 노선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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