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하면 자식 같은 논을…" 추수 대신 논 갈아엎은 강원농민들

전농 강원연맹‧춘천농민회 '쌀값 보장·수입 반대 촉구' 집회

12일 강원 춘천시 신북읍 유포리의 한 논에서 전국농민회총연맹 강원도연맹과 춘천농민회가 쌀값 보장과 쌀 수입 반대를 촉구 논 갈아엎기 투쟁을 벌이고 있다.(전국농민회총연맹 강원도연맹 제공) 2024.9.12/뉴스1

(춘천=뉴스1) 이종재 기자 = "오죽하면 수확 보름 남은 논을 갈아엎겠습니까."

12일 오전 강원 춘천시 신북읍 유포리에서 수확 철을 앞둔 농민들이 쌀값 보장과 쌀 수입 반대를 촉구하며 '논 갈아엎기 투쟁'에 나섰다.

춘천농민회 회원 소유인 해당 논은 약 1000평 정도로서 추수를 보름가량 앞둔 상태였다. 그러나 대형 트랙터 2대는 10여분 만에 이 논을 완전히 갈아엎었다.

오용석 전국농민회총연맹 강원도연맹 의장은 "검찰 출신은 농민의 마음을 모른다"며 "자식같이 기른 벼를 수확을 바로 앞두고 갈아엎는 농민의 심정을 헤아려달라"고 말했다.

12일 강원 춘천시 신북읍 유포리의 한 논에서 전국농민회총연맹 강원도연맹과 춘천농민회가 쌀값 보장과 쌀 수입 반대를 촉구 논 갈아엎기 투쟁을 벌이고 있다.(전국농민회총연맹 강원도연맹 제공) 2024.9.12/뉴스1

이와 관련 이날 '투쟁'에 나선 전국농민회총연맹 강원도연맹과 춘천농민회는 "어제(11일) 발표한 윤석열 정권의 수확기 쌀 대책에선 10개월째 폭락하는 쌀값에 대한 반성과 책임은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정부 대책에 포함된) 햅쌀을 사료용으로 처분하는 것 역시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묵은쌀을 사료용으로 처분하고 햅쌀은 공공비축미로 수매하는 게 당연한 상식: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정부의 수확기 쌀 대책은 또 하나의 농업파괴, 농민 말살 선언"이라고 주장하며 "농촌 현장을 메우고 있는 '윤석열 내리고 쌀값 올리자'는 구호가 현실이 되는 그날까지 싸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9월 기준 산지 쌀값은 80㎏에 17만 5368원으로서 지난해 10월 이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12일 강원 춘천시 신북읍 유포리의 한 논에서 전국농민회총연맹 강원도연맹과 춘천농민회가 쌀값 보장과 쌀 수입 반대를 촉구 논 갈아엎기 투쟁을 벌이고 있다.(전국농민회총연맹 강원도연맹 제공) 2024.9.12/뉴스1

leej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