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하면 자식 같은 논을…" 추수 대신 논 갈아엎은 강원농민들
전농 강원연맹‧춘천농민회 '쌀값 보장·수입 반대 촉구' 집회
- 이종재 기자
(춘천=뉴스1) 이종재 기자 = "오죽하면 수확 보름 남은 논을 갈아엎겠습니까."
12일 오전 강원 춘천시 신북읍 유포리에서 수확 철을 앞둔 농민들이 쌀값 보장과 쌀 수입 반대를 촉구하며 '논 갈아엎기 투쟁'에 나섰다.
춘천농민회 회원 소유인 해당 논은 약 1000평 정도로서 추수를 보름가량 앞둔 상태였다. 그러나 대형 트랙터 2대는 10여분 만에 이 논을 완전히 갈아엎었다.
오용석 전국농민회총연맹 강원도연맹 의장은 "검찰 출신은 농민의 마음을 모른다"며 "자식같이 기른 벼를 수확을 바로 앞두고 갈아엎는 농민의 심정을 헤아려달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날 '투쟁'에 나선 전국농민회총연맹 강원도연맹과 춘천농민회는 "어제(11일) 발표한 윤석열 정권의 수확기 쌀 대책에선 10개월째 폭락하는 쌀값에 대한 반성과 책임은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정부 대책에 포함된) 햅쌀을 사료용으로 처분하는 것 역시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묵은쌀을 사료용으로 처분하고 햅쌀은 공공비축미로 수매하는 게 당연한 상식: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정부의 수확기 쌀 대책은 또 하나의 농업파괴, 농민 말살 선언"이라고 주장하며 "농촌 현장을 메우고 있는 '윤석열 내리고 쌀값 올리자'는 구호가 현실이 되는 그날까지 싸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9월 기준 산지 쌀값은 80㎏에 17만 5368원으로서 지난해 10월 이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leej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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