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공연장 주차장서 '뺑소니' 당했는데 '무사고'?…피해자 분통

경찰, 도주치상 혐의로 30대 행사 관계자 입건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속초=뉴스1) 윤왕근 기자 = "사람이 깔려서 죽다가 살아났는데 '무사고'로 성황리에 끝났다니…."

최근 강원 속초에서 열린 대형 공연을 보러 갔던 50대가 행사장 주차장에서 뺑소니 차량에 치여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해 경찰이 조사 중이다.

사고 혐의자가 '행사 관계자'로 알려진 가운데, 행사 안전관리를 지원했던 속초시 측이 공연 마무리 후 '단 1건의 사고 없이 성황리에 마쳤다'고 홍보하면서 피해자 측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강원 속초경찰서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도주치상 혐의로 A 씨(30대)를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공연 관계자 A 씨는 지난 17일 오후 9시쯤 속초시의 한 리조트 내 주차장에서 B 씨(50대)를 차로 치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주차장은 사건 당일 리조트에서 열린 대형 공연의 VIP 관객들이 이용했던 곳으로 확인됐다.

용의자 A 씨와 피해자 B 씨도 당시 VIP 라운지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A 씨의 차에 치여 배와 얼굴 등을 크게 다친 B 씨는 원주지역 대형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수술을 받았다.

이후 수일간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던 B 씨는 23일 일반 병실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B 씨 인척 C 씨는 "차량 앞바퀴에 걸린 B 씨가 아스팔트 바닥에 끌리며 장기가 다 쏟아질 뻔할 정도로 크게 다쳐 중태에 빠졌었다"며 "일반 병실로 옮기긴 했지만, 심한 통증에 발버둥을 쳐 온몸을 묶어놓을 정도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사고를 낸 뒤 주차장을 빠져나온 A 씨는 목격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1시간 30여 분 만에 속초시내 한 음식점에서 붙잡혔다. 당시 A 씨는 음식점에서 지인들과 식사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 씨는 "당시 사고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고 당시 A 씨의 음주 여부 등에 대한 추가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C 씨는 "공연장 주차장에서 사람이 깔리는 사고가 났고, 주최 측에서 이를 인지했음에도 '사고 없이 성황리에 마쳤다'는 홍보성 기사를 보고 분통이 터졌다"며 "사고 이후 대행사 측과는 소통했지만, 주최 측에선 아무 연락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속초시 관계자는 "해당 사고가 일반 교통사고로 처리돼 행사장 내 안전사고로는 집계되지 않았다"며 "향후 크고 작은 행사 개최시 이런 일이 없도록 재발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17일 열린 행사엔 1만 5000여명이 관객이 몰렸으며, 속초시는 경찰·소방과 합동으로 안전관리를 지원했다.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