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더워도"…안전요원 철수한 '늑장 해수욕' 위험천만
안전요원 철수 '폐장 해수욕장'서 3년 간 3명 숨져
동해시 등 일부 시군 폐장 후에도 안전요원 연장 배치
- 윤왕근 기자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강원 동해안 6개 시군 해수욕장 86곳이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대부분 폐장 수순에 들어갔지만, 폭염이 이어지면서 '늑장 해수욕'를 즐기려는 피서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어 지자체와 해경이 긴장하고 있다.
20일 동해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3년 간(2021~2023년) 강원·경북지역 동해안 해수욕장 폐장 후 총 13건의 안전사고가 발생, 3명이 숨졌다.
사고 원인의 대부분은 안전수칙을 준수하지 않은 개인 부주의에 의한 사고다. 이처럼 매년 동해안 등 전국 해수욕장에선 폐장 후 익수사고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실제 이날 오후 4시 30분쯤 강원 고성 거진11리 해변에서 물놀이하던 60대 A 씨가 물에 빠졌다. 당시 거진11리 해변은 지난 18일 해수욕장 운영을 종료해 안전요원이 없는 상태였다.
튜브를 타고 표류하던 A 씨는 해변을 순찰 중이던 속초해경 경찰관에 발견됐다.
거진파출소 소속 권오현 순경은 A 씨를 발견하자마자 바다에 뛰어들어 구조한 뒤 연안 구조정으로 옮겼다.
지난해 9월 8일에는 해수욕장 운영을 종료한 강원 동해시 망상해변에서 물놀이를 하던 아버지와 아들이 해상에 표류됐다가 구조되기도 했다. 당시 망상해변은 해수욕장 운영이 종료된 탓에 안전요원이 모두 철수한 상태였다.
앞서 전날에는 폐장한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앞바다에서 60대 남성이 파도에 휩쓸려 숨지는 사고가 나기도 했다.
당시 해운대해수욕장은 폐장한 상태로, 안전요원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고 당시 부산앞바다에는 풍랑주의보가 발효된 상태였다.
폐장 후라도 인파가 몰려있는 해수욕장은 그나마 나은 상황이지만, 해상에서 보트 등 레저를 즐기는 피서객이나 방파제 낚시객들은 더욱 위험하다.
이에 따라 동해시 등 일부 동해안 지자체는 폐장 해수욕장에 안전관리요원 배치를 연장 운영하기로 했다.
이선우 동해시 관광개발과장은 “지난 18일 해수욕장 운영을 모두 마무리했지만, 폐장 이후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오는 25일까지 망상과 추암해수욕장에 수상 인명구조요원을 배치했다"고 말했다.
해경도 해수욕장과 연안해역 일대 위험지역을 중심으로 안전순찰을 이어가고, 소방도 대응을 강화하겠단 계획이다.
해경 관계자는 “폐장한 해수욕장에는 인명구조요원이 없어 사소한 부주의가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물놀이를 자제하는 등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며 “사고 발생 시에는 즉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강원도에 따르면 올 여름 강원 동해안 해수욕장의 누적 방문객 수는 이달 18일 기준 750만 600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647만 1352명)보다 16% 증가한 수치다.
wgjh6548@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