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미제' 결론은? 영월 영농조합 간사 살인사건 오늘 첫 재판

춘천지법 영월지원, 25일 오전 살인 혐의 50대 심리

검찰이 장기 미제사건인 ‘2004년 강원 영월 영농조합 간사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한 50대 남성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가운데 용의자가 지난달 28일 오전 춘천지법 영월지원에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관계자들과 이동하는 모습. (뉴스1 DB)

(영월=뉴스1) 신관호 기자 = 검찰로부터 ‘2004년 강원 영월 영농조합 간사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돼 구속 상태로 기소된 50대 남성이 25일 첫 재판을 받는다. 사건 발생 약 20년 만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영월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이민형)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A 씨(59‧사건당시 39)에 대한 첫 심리에 나선다. 이날 재판은 공판준비기일로 진행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확인결과, A 씨는 2004년 8월 9일 오후 3시 30분쯤부터 약 15분 사이 영월군 영월읍 소재 한 영농조합 사무실에서 간사 B 씨(당시 40‧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당시 A 씨가 B 씨를 둔기로 수차례 때리고, 날카로운 도구로 십 수차례 찌른 것으로 판단했다.

또 검찰은 A 씨의 범행동기가 치정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A 씨와 교제했던 여성이 B 씨와 사귀게 되는 등 A 씨가 그 여성에게 B 씨를 좋아한다는 말을 듣자 범행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앞서 사건발생 당시 경찰은 A 씨가 주장한 알리바이에 따라 용의선상에서 그를 제외한 적 있고, 이후 증거부족으로 수사를 중단한 바 있다. 또 2014년 3월 강원경찰청 장기미제수사팀의 재수사, 2020년쯤 족적 등 경찰 보강수사로 범인이 특정됐으나, 해법이 되지 못했다.

이후 검찰은 과학수사 등을 거쳐 지난달 28일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받은 뒤 추가로 조사해 그를 기소했다. 특히 검찰은 A 씨의 알리바이를 반박할 내용이 있다고 밝혔다.

A씨의 알리바이는 사건발생 당일 영월군 한 계곡에서 가족 등과 휴가를 보내고 있었다는 내용이다. A 씨는 지난달 구속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앞서 취재진에게도 “저는 (사건당시) 계곡에 있었고, 벗어난 적이 없다. 경찰에서 얘기하는 (사건) 시간대 저는 계곡에서 동생들, 아이들과 사진을 촬영한 적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반면 검찰은 그를 기소한 뒤 “사건당시 계곡에 있던 피고인이 술을 사오겠다면서 계곡을 나온 뒤에 차를 몰고 사무실(사건현장)로 가 피해자를 살해하고, 계곡으로 돌아간 것”이라며 “범행현장 족적 감정결과(국립과학수사연구원)를 비롯해 통신내역, 목격자 진술 등을 종합하면 범행시간쯤 피고인이 사건현장에 있었음이 명백히 확인된다”고 부연했다.

검찰은 또 “피고인은 수사초기 피해자와 모르는 사이였다고 주장했으나, 보강조사 과정에서의 진술, 피고인의 이메일과 외장하드디스크 압수수색 결과 등을 종합해 범행동기를 규명했다”고 덧붙였다.

skh8812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