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342㎜' 폭우에 도로 잠기고 전철 운행 지연 등 피해 속출(종합2보)
파주 시간당 101㎜, 파평면 덕천교 한때 '홍수경보' 수위 넘기도
폭우에 춘천댐·의암댐 올해 첫 수문개방
- 이종재 기자, 박대준 기자, 양희문 기자, 최대호 기자, 이재규 기자
(전국=뉴스1) 이종재 박대준 양희문 최대호 이재규 기자 = 17일 경기 북부·강원 내륙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내리는 폭우로 인한 비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갑작스러운 폭우로 곳곳에서 토사유출‧도로 침수 등 피해가 잇따르는 데다 시간당 100㎜ 이상 집중호우가 내린 경기 북부지역에는 열차 운행이 한때 지연되고, 하천이 ‘홍수경보’ 수위를 넘어서는 등 범람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40분 현재 경기 동두천‧연천‧포천‧가평‧양주‧파주에는 호우경보가, 강원 철원‧화천‧홍천 평지‧춘천에는 호우주의보가 각각 발효 중이다.
지난 15일 오후 5시부터 이날 오전 11시까지 내린 비의 양은 경기 파주 판문점 342.5㎜, 남양주 창현 202㎜, 양주 남면 189㎜, 연천 장남 181.5㎜ 등이다. 경기 남부지역은 예상보다 적은 10~50㎜의 강수량을 기록한 반면, 북부지역은 17일 새벽부터 매우 강한 비가 내리고 있다.
특히 파주 문산읍의 경우 오전 6시부터 7시까지 시간당 강수량이 100.9㎜를 기록했다. 파주 도라산 역시 90㎜의 강한 폭우가 내렸다. 파주시 문산역 인근에선 출근길 도로 침수가 시작돼 교통 혼잡을 빚었고, 파평면에 위치한 덕천교는 한때 ‘홍수경보’ 수위를 넘어서는 등 하천 범람 우려에 휩싸이기도 했다.
파주지역 집중호우로 피해 신고가 잇따르자, 소방 당국은 오전 7시 10분 ‘북부특수대응단 특수구조팀’을 파주에 전진 배치했다.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경기 가평군 조종천 대보교 지점에는 이날 오전 10시 10분을 기해 홍수주의보가 발령됐다. 이 지역엔 시간당 60㎜ 안팎의 폭우가 쏟아졌다.
또 이날 오전 8시55분 경의중앙선 덕소~팔당역 간 운행이 집중호우로 일시 중단된 상태이며, 경의중앙선 용문역에서도 많은 비로 인해 열차 운행이 일시 대기 중이다. 이 때문에 전동자 운행이 더 지연될 수도 있다
1호선 망월사역~덕정역 구간 운행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중단됐다가 50분 만에 재개됐다.
시간당 100㎜ 이상 폭우가 내린 파주 지역 역시 문산~임진강역 구간 열차 운행이 한때 지연됐다. 현재 1호선과 경의중앙선 18개 열차 운행이 10~50분가량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오전 한때 ‘호우경보’가 발령됐다 해제된 경기 고양지역에도 많은 비가 내린 가운데 덕양구 현천동 대덕생태공원 내 육갑문이 차단, 인근 도로가 침수되며 교통이 전면 통제됐다.
고양시는 17일 오전 8시 42분을 기해 한강의 수위 상승으로 인해 강물의 역류를 막기 위해 대덕생태공원의 육갑문 차단 시설을 가동했다. 이어 오전 9시 15분에 육갑문 인근 램프가 침수, 경찰이 교통을 통제 중이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분께 고양 일산동구 성석동의 한 주유소 인근 주차장에서 차량 3대가 침수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침수차량 운전자들은 모두 대피했고, 소방 당국은 배수탱크 차량을 동원해 배수 작업을 벌였다.
또 오전 10시엔 일산서구 탄현동 광성교회 인근 도로가 폭우 등의 영향으로 일부 파손돼 현재 교통을 통제하고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주택 침수 신고도 들어왔다. 오전 9시 45분께 일산서구 일산동의 한 단독주택 방안에 물이 들어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강원도의 경우 중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쏟아졌다.
강원지역 주요 지점 누적 강수량(15일 오후 5시~17일 오전 11시)은 홍천 팔봉 134㎜, 철원 동송 100.5㎜, 화천 광덕산 97.6㎜ 등으로 중북부 지역에 호우가 집중됐다.
현재 철원과 화천, 춘천, 홍천 평지에는 호우주의보가 내려져 있다. 이날 오전까지 내륙과 산간에는 시간당 30~60㎜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면서 호우 특보가 확대 발표될 가능성도 있다.
강원 중북부 내륙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리자, 한국수력원자력 한강수력본부는 이날 정오를 기해 춘천댐‧의암댐 수문을 올해 들어 처음으로 열고 초당 250톤‧500톤의 물을 방류하기로 했다.
도내 곳곳에서 비 피해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 6시49분쯤 영월군 영월읍 영흥리의 한 도로에서는 나무가 도로에 쓰러졌다는 피해 신고가 접수돼 소방이 안전 조치했다. 이에 앞선 같은 날 오전 2시20분쯤 양구군 국토정중앙면의 한 도로에도 나무가 전도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밤새 많은 비가 내린 충북에서는 빗길 교통사고가 이어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22분쯤 청주시 상당구 가덕면의 한 도로를 주행하던 A 씨(60대)의 승용차가 가드레일을 받은 후 전복됐다. A 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같은 날 오후 11시 35분쯤에는 청주시 옥산면 경부고속도로 서울 방향 옥산휴게소 인근에서 25톤 화물차가 빗길에 미끄러져 전도된 0.5톤 트럭을 발견하지 못하고 그대로 추돌했다. 이 사고로 트럭 운전자 B 씨(70대)도 숨졌다.
한편 기상청은 이날 오후까지 수도권과 강원도에는 돌풍과 함께 천둥, 번개를 동반한 매우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북부내륙은 이날 오후까지 시간당 30~50㎜, 강원 중북부내륙에는 오전까지 시간당 30~50㎜의 강수강도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오는 19일까지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를 동반한 매우 강한 비와 많은 비로 인해 피해가 우려된다”며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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