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상습 투약·거래' 전과 24범 항소심서 징역 7년→2년 감형… 왜?

재판부 "주변 마약사범 제보 등 수사 협조 참작"

춘천지법.(뉴스1 DB)

(강원=뉴스1) 한귀섭 기자 = 상습적으로 마약을 투약·거래한 40대 남성이 검거 후 마약 수사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항소심에서 형량이 줄어들었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민지현 부장판사)는 마약류관리법상 향정·교사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47)의 항소심에서 원심(징역 7년)을 파기하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A 씨에게서 범죄수익 838만 7000원을 추징토록 했다.

A 씨는 지난해 2월 경기 광명시에서 B 씨에게 전화해 필로폰을 제공하기로 약속한 뒤 다음 날 지인을 통해 인천의 한 공원에서 이를 전달토록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에 대한 공소장엔 지난해 3∼4월 서울·인천의 거주지에서 필로폰을 건네받아 4차례에 걸쳐 투약한 혐의도 담겼다.

이에 앞서 A 씨는 2021년 6월 서울의 한 호텔에 투숙해 필로폰 약 42.57g을 비닐 지퍼백 5개에 나눠 담아 보관하고 수차례 투약하기도 했다.

A 씨는 19세 때부터 유해화학물질·마약류 등과 관련된 범죄로 24회 이상 기소돼 처벌받는 등 매우 오랜 기간 마약류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들 사건 모두 누범기간 중 범행이다.

A 씨는 지난해 2~4월엔 텔레그램을 통해 마약 사진·가격을 광고하고 서울·경기·인천 등에서 10차례에 걸쳐 불상의 사람들에게 돈을 받거나 무료로 필로폰을 건넨 혐의도 받는다.

이 사건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A 씨는 마약류 범죄로 구속돼 오랜 기간 재판을 받던 중 보석으로 석방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또다시 필로폰 투약, 제공 등 범행을 거리낌 없이 저질러왔다"며 "이에 따라 그 책임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실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A 씨는 '형이 무겁다'며 항소를 제기했고, 재판부도 이를 받아들였다.

항소심 재판부는 "A 씨가 동종 범죄로 인한 누범기간 중 재범, 단순히 필로폰을 투약하는 데 그친 게 아니라 불특정 다수에게 필로폰을 판매해 죄책이 엄중하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엄벌에 처함이 마땅하다"면서도 "검거된 후 주변 마약사범 및 범행실태를 성실히 제보해 다수의 마약사범이 검거되는 등 수사기관의 마약 수사에 크게 협조해 이를 참작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han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