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만 팔던 강원은 잊어달라" 김진태 강원지사가 말한 '천지개벽'
[인터뷰] "도민 권한 커지고 미래산업 글로벌 도시로 비상”
“임기 후반기, 꽃 피우고 열매 맺어야 할 시기…성과 보여드릴 것”
- 이종재 기자
(강원=뉴스1) 이종재 기자 =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는 28일 “감자만 팔던 강원은 잊어달라. 반도체‧바이오헬스‧미래 차 등 첨단산업들이 강원도에 하나둘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뉴스1>과의 인터뷰를 통해 “미래를 위해 늘 양보만 강요받던 강원도가 미래산업을 선도하는 지역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며 “굳이 말하지 않아도 ‘특별자치도로 바뀌니 이렇게 달라졌구나’ 하고 도민들이 느낄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이 찾아오고 사람이 모여드는 강원특별자치도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취임 2주년을 맞았다. 소감은.
▶2년 전, 도청 계단을 오르던 첫 출근날이 엊그제 같은데 취임 2년을 맞았다. 도민들이 주신 기회, 기대에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쉴 새 없이 달려왔다. 강원도가 628년 만에 새 이름을 얻게 되며, 마지막 강원도지사이자 최초의 강원특별자치도지사가 되는 영광도 얻었다.
숨 가쁘게 달려온 2년, 다사다난했지만 세계산림엑스포, 동계청소년올림픽 등 메가 이벤트를 성공리에 마쳤다. 오색케이블카, 제2청사 등 수십 년 된 숙원사업도 풀어내며 감사하게도 경사가 더 많았던 시간이었다. 이제 ‘감자만 팔던’ 강원은 잊어달라. 미래산업 글로벌 도시로 비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강원도정 대표 성과와 아쉬웠던 점은.
▶삭발 투혼과 천막 농성으로 강원특별법을 통과시키는 한편 41년 숙원이었던 ‘설악산 오색케이블카’를 착공했다. 영동지역에는 ‘제2청사’를 개청해 도청일을 보러 이제는 태백산맥을 넘지 않아도 된다. 또 GTX-B(춘천), GTX-D(원주) 연장이 확정되면서 진정한 사통팔달 수도권 강원 시대가 열렸다. 이밖에 교육부 지정 ‘글로컬 대학’ 2곳 선정, 기업도시 시즌2 ‘기업혁신파크’ 선정, ‘글로벌 혁신 특구’ 지정, ‘수소 저장운송 클러스터’ 예비 타당성 조사 통과, 강원형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순항 등 첨단산업 기반 조성으로 기업이 찾아오고, 사람이 모여드는 강원을 만들고 있다.
세계 최초로 강원세계산림엑스포를 개최했고,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은 역대 가장 성공한 대회로 평가받고 있다. 매 순간 최선을 다했지만, 아쉬움도 있다. 일단 경기가 안 좋은 것이 제일 아쉽다. 세계적 불황으로 역대급 세수 결손을 겪고, 1조가 넘는 채무로 도정 운영과 재정 운용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짠물 도정’이라는 말도 들었지만, 쓸 때 과감히 쓰기 위해 아낄 때 아끼는 것이다. 사회복지‧첨단산업과 같은 정말 필요한 곳에는 확실히 투자하고 있다.
-강원특별법 시행에 따른 도민들이 느낄 수 있는 변화는.
▶진정한 강원특별자치도가 시작되고, 도민들의 권한이 커지는 것이다. 사실 지금까지는 법률상으로 ‘강원도는 특별자치도다’라는 지위 특례만 있어 빈껍데기 수준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84개 조항으로 이뤄진 ‘2차 개정 강원특별법’이 시행(6월8일)되면서 농사만 지을 수 있던 옛 ‘절대농지’는 도지사가 직접 해제할 수 있게 됐고, 도 면적의 82%를 차지하는 산림을 이용한 ‘산악관광사업’도 가능해졌다.
‘환경과 개발’도 강원도 실정에 맞게 결정할 수 있다. 영향평가만 8년, 착공까지 41년 걸린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같은 일은 다신 없을 것이다. 군부대가 떠난 땅도 도지사 권한으로 활용이 가능해졌다.
-하반기 강원특별법 3차 개정안 방향은.
▶3차 개정의 핵심은 한마디로 ‘기업이 찾아오고 사람이 모여드는’ 미래산업 글로벌도시의 구체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2차 개정에 담기지 못한 특례(교육‧폐광‧첨단)와 새로 발굴한 과제들로 준비하고 있다. 특히 법인세‧상속세 등 조세 감면 특례 반영하고, 비대면 진료 특례, 댐 주변 지역 지원 특례 등 도민들이 직접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특례들도 준비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 진행 상황과 앞으로의 방향은.
▶세계는 바야흐로 AI시대, ‘AI는 곧 반도체’다. 미래 첨단산업의 중심, 반도체산업 유치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무것도 없던 불모지에서 첨단산업 반도체 주력 도시로 변신 중이다. 민선 8기 공약 카드를 보면 ‘원주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공약 카드 1번에 전문 인재 양성, 반도체 교육센터가 있고, 2번에는 반도체 공장 유치라고 돼 있다. 이 둘을 포괄하는 상위개념이 바로 ‘원주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이다. 반도체 생태계 핵심인 ‘인재 양성’과 관련해서는 2031년까지 반도체 전문인력 1만 명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반도체 ‘테스트베드’ 4개(1+3) 사업에 사업비 1500억 원(국비 600억 원)을 확보하는 등 사업이 순항 중이다. 반도체산업 성장세, ‘수도권 클러스터의 강원 확장’은 불가피하다. 도는 지난 5월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한국반도체산업협회와 지자체로는 최초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강원형 반도체 생태계를 차근차근 완성해 정부가 추진하는 경기 남부 중심의 수도권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에 강원권을 포함한 ‘중부권 반도체 클러스터’로 연결‧확장할 것이다. 강원도는 수도권과 인접하고 땅값도 저렴, 물과 전기까지 풍부한 반도체 산업 최적지다.
-강원지역 인구소멸이 심각하다. 해결 방안은.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강원도만의 문제가 아니다. 다만 강원지역 고령화 속도는 전국에서 4번째로 높아 위기를 절실히 느끼고 있다.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으로는 강원도만의 복지 브랜드 ‘육아 기본수당’, 청년인구 유출을 막기 위한 다양한 청년정책을 마련할 것이다. 올해 역대급 세수 결손에도 ‘미래산업’과 ‘복지 예산’에는 과감히 투자해 양질의 일자리 마련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
또 ‘강원형 늘봄학교’를 시작해 아이 돌봄부터 어르신 일자리 창출까지 ‘1거 5득’의 효과를 거두겠다. 국내 체류 외국인 200만 시대를 맞아 차별화된 외국인 정책을 담아 외국인들이 찾아오고, 정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도 노력 중이다. 이와 함께 서울의 은퇴자들이 찾아올 수 있게 서울시와 함께 삼척에 ‘골드시티’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도민들에게 한마디.
▶제가 요즘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이제 파티는 끝났다!’라는 말이다. 도민 여러분께 핑계를 댈 것도, 기다릴 것도 없다. 이제는 진짜 차분하게 일해야 할 때이고, 성과를 보여드려야 할 때다. 임기 전반 조직의 틀을 잡고 메가 이벤트를 치르며 씨를 뿌렸다면, 임기 후반기는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야 할 시기다. 제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특별자치도로 바뀌니 이렇게 달라졌구나’하고 여러분이 느껴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다. 변화는 이미 시작됐지만 앞으로도 도민들이 도와주셔야 한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늘 함께해주시기를 바란다.
leej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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