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 36.9도·정선 36.2도…전국서 '숨이 턱턱' 밭은 '쩍쩍'(종합)

경남·강원·경북·전남 곳곳 6월 일 최고기온 극값 경신
'대프리카' 살수차 시동 준비…용인 이동노동자 쉼터 생수 지원

폭염특보가 내려진 13일 광주 광산구 월계동의 쌍암공원 바닥분수에서 한 어린이가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4.6.13/뉴스1 ⓒ News1 박지현 기자

(전국=뉴스1) 윤왕근 강정태 김평석 남승렬 이재춘 이승현 한귀섭 기자 =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폭염특보가 발효된 13일 경남 의령의 낮 최고기온이 37도에 육박하는 등 전국 대부분 지역이 불볕 더위에 시달렸다.

부산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경남의 13개 기상관서에서 올해 일 최고기온을 경신했다.

의령이 36.9도로 가장 높았고 합천(35.3도), 진주(34.9도), 산청(34.9도), 북창원(34.8도), 함양군(34.8도), 양산(34.6도), 밀양(34.6도), 거창(33.5도), 김해(33.1도), 창원(32.6도), 남해(31.9도), 거제(31.7도)에서 올해 일 최고기온을 경신했다.

특히 의령과 북창원은 역대 6월 중 가장 더운 날로 기록됐다. 현재 경남에서는 양산, 창원, 김해, 밀양, 창녕, 산청, 함양, 합천 등 8곳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강원에서도 정선의 온도계 수은주가 36도를 넘어서는 등 대부분 지역이 올해 일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정선군의 낮 최고기온은 36.2도를 기록했다. 이는 2020년 6월 9일 36도를 기록한 이후 정선의 역대 6월 중 가장 더운 날씨로 기록됐다.

정선을 포함한 14곳은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일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내륙의 경우 영월과 양구 34도, 횡성 33.9도, 화천 33.8도, 춘천 33.4도, 원주 33.4도, 홍천 32.8도, 인제 32.6도, 철원이 32.2도의 낮 최고기온을 보였다. 높은 산지 역시 푹푹 찌는 날이 이지면서 인제 원통 33.4도, 정선 사북 31.6도, 양구 해안 31.3도, 홍천 내면 31도를 기록했다.

폭염이 나흘째 이어진 13일 오전 대구 달성군 가창면 워터파크 스파밸리에서 직원들이 조기 개장을 앞두고 풀 청소와 시설 점검을 하고 있다. 스파밸리는 6월로 접어들어 폭염이 일찍 시작되자 개장 시기를 앞당겨 15일부터 주말 임시 운영에 들어간다. 2024.6.13/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대구·경북 역시 구미 36.1도, 대구 35.6도, 의성 35.4도, 상주 35도, 청송 34.9도, 안동 34.7도, 문경 33.5도, 영주 33도를 기록하며 올들어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이날 오후 6시 현재 대구와 경북 영천, 경산, 청도, 경주, 구미, 고령, 성주, 칠곡, 김천, 상주, 의성에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져 있다.

한편 역대 6월 최고기온은 1958년 대구 38도였다.

사흘째 폭염특보가 이어지고 있는 광주와 전남에선 온열질환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20일부터 전날까지 해당지역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광주 1명, 전남 10명 등 총 11명으로 집계됐다. 광주와 전남 곡성, 구례, 담양, 순천, 화순에도 지난 11일부터 폭염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붙볕더위가 이어지면서 무엇보다 타들어가는 것은 농심(農心)이다.

이날 찾은 강원 춘천 서면 신매리의 한 감자밭은 메말라 있었고, 이파리도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유순달 씨는 "모레 비가 오기만 기다리고 있다. 많이 와줘야 하는데 얼마나 비가 올지 계속 예보만 보고 있다"며 "다른 작물들은 보이기라도 하는데 감자는 캐봐야 알아서 더 걱정된다"고 말했다.

강원 대부분 지역에 무더위가 이어진 13일 오후 춘천 서면 신매리의 한 감자밭에서 농민 홍순우 씨가 더위에 타들어간 이파리를 보고 있다. 2024.6.13/뉴스1 한귀섭 기자

건설현장 등 야외작업장도 비상이 걸린 상태다. 용인특례시는 건설·제조 분야 소규모 민간 사업장과 이동 노동자를 위한 폭염 대책을 강화한다.

또 배달, 대리운전, 택시기사 등이 사용하는 수지구 죽전동 '이동 노동자 쉼터'에 생수를 상시 비치하기로 했다.

'대프리카' 대구에선 살수차가 비상대기 중이다.

중구는 폭염특보가 발효되면 중구는 유동 인구가 많은 중앙대로와 태평로 등 13개 노선 33.3㎞ 구간에 오전 1회, 오후 2회에 걸쳐 총 2대의 살수차를 왕복 운영하며 폭염에 대응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무더위는 금요일인 14일 밤 제주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해 15일 전국으로 확대하면서 누그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14일 오후 6시~밤 12시에 제주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해 15일 아침에 수도권과 강원 내륙·산지로 확대되겠다. 15일 낮에는 충청권과 남부 지방에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이번 비는 가끔 내리다 그치기를 반복하겠다.

강수량은 서울과 인천, 경기 서부, 서해5도, 대전, 세종, 충남에 5~10㎜, 그 밖의 비 내리는 구역에 5~20㎜다.

기상청 관계자는 "14일까지는 폭염이 계속돼 온열질환이 발생하지 않도록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13일 오후 서울시청 앞에서 시민들이 쿨링포그를 맞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이날 서울의 낮 기온 32도까지 올라가는 등 대부분 지역이 30도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내일까지 때이른 더위가 이어지다가 토요일에 수도권과 강원 영서에 비가 내리며 더위가 주춤할 것으로 예보했다. 2024.6.1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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