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차려’ 중대장 여전히 고향서 휴가…경찰 "아직 소환단계 아냐"

강원경찰청 “사실관계 충분히 확인 후 소환조사 예정”
“완전군장 구보 등 ’군기훈련‘ 지시한 점, 어느 정도 혐의”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열린 육군 12사단 훈련병 가혹행위 사망 사건 규탄 및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12사단 훈련병을 추모하고 있다. 2024.6.4/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강원=뉴스1) 이종재 기자 = 육군 12사단에서 ‘훈련병 사망’ 사건이 발생한 지 2주가 지났지만, 완전군장 구보 등 '군기 훈련(얼차려)‘을 지시한 중대장은 아직 경찰에 입건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사실관계부터 세밀하게 조사하고 일정에 따라 소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7일 경찰 등에 따르면 강원경찰청 수사전담팀은 지난달 28일 군 수사당국으로부터 이번 사건을 넘겨받은 이후 이날 현재까지 현장 조사와 참고인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 숨진 훈련병 A 씨에 대해 얼차려를 지시한 소속 부대 중대장 B 씨 등 2명을 정식 입건하거나 소환할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현재 경찰은 훈련병과 부대 관계자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당시 상황과 사실관계 여부, 훈련 과정, 군기훈련 규정위반 여부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또 의료진을 상대로 부대 응급처치 과정과 병원이송 과정, 치료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전반적인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참고인 조사와 현장 조사를 계속하는 중인 만큼 수사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도 참고인 조사를 중심으로 수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충분히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그다음 일정에 따라 혐의자(중대장 등 간부 2명)를 상대로 한 소환조사가 이뤄질 것”이라며 “출석을 요구해도 이들과 (소환조사) 일정을 조율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경찰은 “군기훈련(얼차려) 당시 ‘훈련병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는 보고를 무시한 채 이를 강행했다”는 군인권센터에 들어온 제보 내용은 현재까지 수사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최근 확인했다.

다만 경찰은 규정을 지키지 않은 완전군장 구보 등 ’군기훈련‘을 지시한 점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동료 훈련병, 부대 관계자, 의료진 등 수십 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했고, 현재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전해졌다.

군기 훈련(얼차려)을 받다가 쓰러져 숨진 육군 훈련병의 영결식이 5월30일 오전 전남 나주 한 장례식장에서 엄수되고 있다. 2024.5.30/뉴스1 ⓒ News1 최성국 기자

훈련병 A 씨는 지난 5월23일 12사단 신병교육대대에서 다른 훈련병 5명과 함께 군기 훈련을 받던 중 쓰러졌다. A 씨는 민간병원으로 응급 후송돼 치료받았으나 상태가 악화해 25일 오후 숨졌다.

이와 관련 군 수사당국은 A 씨 등에 대한 얼차려를 지시한 소속 부대 중대장 B 씨 등 간부 2명에게 A 씨를 사망에 이르게 한 중대한 과실(업무상과실치사·직권남용 가혹행위 혐의)이 있다고 보고 28일 관할 경찰인 강원경찰청으로 이첩했다.

사건 이후 숨진 훈련병을 지휘했던 중대장 B 씨는 고향 집으로 내려갔다. 군 당국은 고향 집에 있는 가족과 연계해 매일 B 씨의 동향을 살피고 있다. 부중대장은 영내 숙소에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eej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