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값에 넘겼더니" 동우대 부지 매각 추진 파장…"800배 시세차익"

예정가만 855억…설립 당시 시유지 매입가는 '1㎡당 718원'
인근 역세권 개발…바뀐 교육부 지침 근거 '동우대 시즌2' 가능성

속초상공회의소 옛 동우대(경동대 설악캠퍼스) 부지 매각 반대 성명서.(속초상공회의소 제공) 2024.5.21/뉴스1

(속초=뉴스1) 윤왕근 기자 = 학교법인 경동대(강원 원주시)가 속초시 노학동 옛 동우대(경동대 설악캠퍼스) 부지와 건물 매각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사회가 분개하고 있다.

속초상공회의소는 21일 성명을 통해 "경동대는 동우대 부지와 건물 매각행위를 즉시 중단하고, 교육용지로서 목적을 다한 부동산을 시민의 품으로 환원하고 일체 과정을 속초시와 협의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경동대는 이달 초 학교 홈페이지에 옛 동우대 부지와 건물에 대한 입찰공고를 냈다.

매각 부지는 학교용지 20만5977㎡, 노학온천지구 지정부지 9만6413㎡ 등 30만2390㎡으로, 예정 가격은 781억8300만 여원이다. 건물의 경우 교사(校舍) 등 4만8574㎡, 예정가격은 73억4300만원으로 전체 매각 예정가는 모두 855억2600만여원에 달한다.

문제는 학교 부지의 절반 이상이 '교육 목적'으로 속초시로부터 '헐값'에 넘겨받은 시유지라는 것이다.

동우대 설립 당시인 1980년 속초시는 노학동 일대 시유지 18만1597㎡를 학교법인에 1억3050만3559원에 매각했다. 당시 매각가는 1㎡ 당 718원, 헐값이었다.

계획대로 해당 부지가 매각된다면 40여년 전 매각가 대비 500배, 총 금액 대비 800배 넘는 시세차익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해당 부지와 인접지역엔 2027년 동서고속철 개통으로 KTX 속초역사가 들어서고 역세권 개발이 예정돼 있다.

해당 학교법인이 교육용 재산을 수익용 재산으로 바꿔 매각할 수 있는 근거로는 2022년 개정된 교육부 지침이 결정적이다.

교육부는 2022년 사립대학의 교육용 토지와 건물 등 재산을 수익사업용으로 용도변경이 가능한 '사립대학(법인) 기본재산 관리 안내(사학재산관리 지침)'를 시행했다.

대학들이 학교 부지를 활용한 수익 사업에 나서 재정 여건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골자다. 다만 동우대 사례처럼 대학 설립 당시 시유지를 헐값에 사들인 케이스가 다반사일 것으로 보여 학령인구 감소로 운영이 어려운 전국 곳곳 사립대학에서 '동우대 사태 시즌2'가 발생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속초상공회의소는 "경동대는 교육용 재산을 수익용 재산으로 바꿔 매각함에 속초시와 속초시민에게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며 "경동대는 동우대 설립 시 헐값에 사들인 시유지를 속초시에 환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속초시번영회도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꾸리고 강력 대응하기로 했다.

비대위는 "시민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매각을 강행할 경우 경동대 3개 캠퍼스와 교육부를 상대로 강력한 반대 집회를 전개할 계획"이라며 "지금 당장 매각 행위를 중단하지 않을 경우 앞으로 발생하는 모든 사태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학교법인 관계자는 "별도 입장을 내놓을 계획이 없다"며 "매각 추진은 예정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wgjh6548@news1.kr